코로나19가 바꾼 선거 풍경. ⓒ천지일보 2020.4.2
코로나19가 바꾼 선거 풍경. ⓒ천지일보 2020.4.2

2~14일까지 13일간 선거운동

율동 자제… 차량은 ‘홍보영상’만

선거 로고송도 잔잔한 노래 택해

이낙연·황교안 온라인 유세 가세

군소정당, SNS 홍보로 지지 호소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21대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의 막이 올랐다. 각 정당도 선거 유세 등 홍보 전략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면대면’ 유세나 거리 홍보 활동을 할 수 없는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과거의 양상과는 다른 선거전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회 전반을 뒤덮고 있는 만큼 이를 염두에 둔 선거운동이 불가피해졌다.

◆각 정당, ‘조용한 선거’에 방점… 시끌벅적 유세차량 자제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이날부터 14일까지 총 13일이다. 이 기간에 후보자는 유세차를 동원할 수 있고 읍·면·동마다 벽보와 현수막을 걸 수 있는 등 보다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간 정치권의 기조를 살펴보면, 이번 선거기간에는 한표를 호소하는 화려한 율동이나 시끌벅적한 로고송은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일찌감치 코로나19 사태의 엄중함을 감안해 총선에 앞서 ‘조용한 선거운동’을 벌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율동 유세는 최대한 자제하고, 마이크를 잡고 하는 연설 유세도 횟수를 줄였다. 오프라인 유세도 군중이나 선거운동원을 동원하지 않고 유세차량을 통한 홍보영상 상영에 집중한다. “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다 함께 노래합시다.” 선거 로고송도 잔잔한 분위기의 노래를 택했다.

야당 역시 차분한 선거에 방점을 찍고 있다. 통합당은 지역구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와 관련해서는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진행한다. 시민과 접촉 없이 언론을 통해 지역 정책을 알리는 것이 최적의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길거리 유세는 현수막에 집중하고, 또한 도보 유세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차량을 통한 게릴라 지원 유세를 펼친다.

다만 로고송은 다소 결이 달랐다. 통합당은 ‘독도는 우리땅’ ‘승리의 길’ 등 남녀노소 누구나 아는 노래로 홍보도 하고 희망도 전한다는 전략을 짰다. 민생당은 ‘혼자가 아닌 나’, 정의당은 ‘질풍가도’ 같은 응원풍을 골랐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 담벼락에 선관위 관계자들이 종로 후보의 선거 벽보를 붙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인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예술가의 집 담벼락에 선관위 관계자들이 종로 후보의 선거 벽보를 붙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

◆온라인 선거운동 강화한 민주당

대신 각 당은 온라인 선거운동을 강화하고 있다. SNS 등을 통해 후보자를 최대한 노출하는 것은 물론 유튜브 방송 등으로 공약 등 정책을 설명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유튜브 등 SNS를 활용해 출정식 등 주요 행사를 홍보하는 등 온라인 선거 운동에 주력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이낙연 후보자는 지난달 23일 유튜브 ‘이낙연 TV’를 개설하고 본격적으로 온라인 유세에 나섰고, 더 나아가 신인 후보들의 후원위원장을 맡아 같이 유튜브 방송을 하는 등 지원에 한창이다. 각 후보 캠프도 온라인 전담팀을 꾸리고 후보와 공약 알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장이 역할을 나눠 선거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에, 이 위원장은 자신의 선거와 함께 다른 후보자의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당 차원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민심을 달래고 대책을 강구하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 준다는 전략이다. 슬로건을 ‘국민을 지킵니다! 더불어민주당’으로 선정한 것도 이런 점과 맞닿아 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다른 쟁점을 만들지 않을 방침인데, 그 이면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정권지지론’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깔려 있다.

◆야당도 SNS 유세에 힘 실어

통합당은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과 황교안 대표, 유승민 의원 등 이들 세 명이 삼각편대를 꾸려 후보자 지원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정권심판론’을 총지휘하고 유승민 의원은 수도권 중도 표심 잡기에 주력, 자신의 선거운동으로 바쁜 황교안 대표는 온라인 유세에 나서는 등 역할 분담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산이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제 위기 극복 대안을 제시하는 등 정부 정책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경제심판론’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당이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산다!’를 슬로건으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도층 표심을 견인할 수 있는 유 의원은 수도권 후보들 온·오프라인 지원에 나선다. 특히 황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에 집중하면서도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는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간접적으로 지원한다.

민생당과 정의당도 대면 유세가 어려워진 만큼 SNS 유세에 힘을 실을 계획인데, 거대 양당의 횡포를 비판하는 등 슬로건을 통한 홍보에 집중한다. 민생당은 이번 총선의 슬로건을 ‘오로지 민생’, 정의당은 ‘원칙을 지킵니다. 당신을 지킵니다’로 정했다.

국민의당도 ‘늘 국민 곁에 있겠습니다. 언행일치 안철수 #비례는 #국민의당 #국민과함께’라는 슬로건에 해시태그(#)를 함께 배치해 지지를 호소한다. SNS상에서 간결하고 재치있게 국민의당 홍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간판인 안철수 대표는 지난 1일 전남 여수 이순신 광장에서 400㎞ 국토 대종주를 기점으로 선거 유세를 시작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30일 서울 청계천 모전교에서 광통교 구간에 설치된 ‘아름다운 선거 조형물’ 아래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4월 15일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투표참여를 홍보하기 위해 조형물을 제작 및 설치했다. ⓒ천지일보 2020.3.3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30일 서울 청계천 모전교에서 광통교 구간에 설치된 ‘아름다운 선거 조형물’ 아래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4월 15일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투표참여를 홍보하기 위해 조형물을 제작 및 설치했다. ⓒ천지일보 202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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