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이탈리아 베르가모 인근 한 교회에 화장 순서에 따라 관이 늘어서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26일 이탈리아 베르가모 인근 한 교회에 화장 순서에 따라 관이 늘어서 있다. (출처: 뉴시스)

WSJ, 현지 언론 조사 분석

북부 사망자수 전년대비 폭증

“자원 없어 사후 검사 못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전 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이탈리아에서 실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공식 집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창궐 지역의 지난달 사망자 수와 작년 3월을 비교한 현지 언론의 조사 등을 바탕으로 이 같은 결론을 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곳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북부 롬바르디아주(州)의 베르가모다.

현지 당국 집계에 따르면 인구 약 12만명의 이 도시에서 작년 3월에는 125명이 숨졌는데 올해 3월에는 553명이 목숨을 잃었다. 공식 통계에서는 올해 3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201명이다. 그렇다면 352명이 코로나19와 무관한 이유로 숨졌다는 의미인데, 이는 작년 사망자 수의 2배 이상이다.

베르가모시(市)와 240개 마을이 속한 베르가모 권역으로 분석 범위를 확대해도 결과는 비슷하다.

현지 일간지 ‘레코 디 베르가모’가 데이터 분석업체 ‘인트비그’와 함께 베르가모 권역 91개 마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3월 이 지역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수는 2060명인데 전체 사망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500명이나 늘었다.

WSJ은 지역 당국자, 의사, 장례식장 근무자들과의 인터뷰 내용 등을 종합한 결과 베르가모 권역에서 코로나19에 따라 실제로 사망한 사람 수는 공식 집계치의 2배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날 기준 이탈리아의 누적 사망자 수는 1만 3155명으로, 추정에 따르면 실제로는 최소 2만 6천명~3만명 이상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실제 사망자들이 사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롬바르디아주 코칼리오의 한 요양원에서는 지난달 거주자의 3분의 1인 24명이 숨졌으나 이 중 아무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인근 로디의 요양원에서도 38명의 사망자가 나왔으나 검사를 받은 사람은 없었다.

에우제니오 포사티 코갈리오 부시장은 “공식 발표치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며 “시간과 자원이 한정돼 사망자들은 검사를 받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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