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이 묵묵히’(대구=연합뉴스) 27일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있는 병동으로 교대 근무를 들어가고 있다.
27일 대구시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있는 병동으로 교대 근무를 들어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공중보건의 줄고 자원봉사자 복귀

요양병원시설, 잇따라 무더기 확진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지역의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이 40일이 넘는 사투를 이어가면서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지역의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투입된 공중보건의 등 파견 의료진 수가 감소하고, 자원봉사자로 대구를 방문했던 인원도 속속 복귀하고 있는 가운데 요양병원과 정신병원을 중심으로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 의료진의 피로가 극심한 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보건당국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선 지역병원 의료 인력을 제외하고,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 약 2100명이 자원·파견 형태로 코로나19 확진 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있다.

대구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 6704명이다. 지난달 30∼31일 이틀간에만 100여명을 훌쩍 넘는 154명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병원에 입원하거나 병세 위중 등으로 인해 병원을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들을 치료하는 대학병원과 선별진료소 등에서 코로나19 검체 채취, 환자 진료 등을 담당하는 공중보건 인력은 초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사태 초기 대구에 파견된 1·2기 공중보건의는 각각 300여명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근무 중인 3기 인원수는 120여명에 불과하다.

공중보건의가 담당하고 있는 검체 채취 건수가 코로나19 대구지역 발생 초기 기준 하루 5000∼6000건에서 현재 하루 2000∼3000건으로 줄긴 했지만, 의료인력 감소에 따른 어려움이 여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지역 거점병원인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등의 경우 지난달 2일 이후 경증 환자를 생활치료센터로 보내고 그 자리에 중증 환자를 대거 받으면서 업무강도가 높아졌다. 중증 환자 1명을 치료하기 위해선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 20여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수백명에 달했던 자원봉사 의료진이 속속 자신의 생업현장으로 복귀하는 부분도 대구지역 의료진의 부담을 더하게 한다. 복귀하는 이들 이외에 또 다른 자원봉사자의 지속적인 투입이 이뤄지지 못하면 의료진 업무과중 문제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대구지역에선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등 시설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대구지역에서는 한 건물에서 총 228명(31일 기준)이 코로나19로 확진되는 역대급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모두 병원·요양병원 관련 확진 사례다.

대구 달성군 소재 해당 건물 8~11층에 자리 잡은 제2미주병원에서는 지난달 2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확진자가 계속 이어지다가 지난달 30일에는 격리 중이던 환자 53명을 비롯해 직원 5명 등 총 58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해당 병원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총 134명으로 늘었다. 확진자 가운데 입원 환자가 127명으로 가장 많았다. 간호사·간병인 등 병원 종사자는 6명이다. 제2미주병원이 입주한 건물과 같은 건물의 3~7층을 사용하는 대실요양병원에서도 감염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이 병원에선 지난달 31일 오전 0시 기준 총 9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의료진 감염도 우려되고 있다. 대구에서만 121명의 의료진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에 감염된 의료진 중에선 심각한 위중 환자와 중증 환자도 각각 1명씩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보건당국 관계자는 “최근 확진자 추가로 의료진의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현재로선 뚜렷한 해법이 없다. 의료진의 피로를 덜기 위해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장하고, 지원인력 배치를 효율적으로 하는 등의 노력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대구=연합뉴스) 지난 18일 오후 대구시 남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날 폐렴 증세를 보인 17세 소년이 영남대병원에서 사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대구시 남구 영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보건 당국은 이날 폐렴 증세를 보인 17세 소년이 영남대병원에서 사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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