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세상에는 나쁜 사람들도, 좋은 사람들도 있게 마련이다. 나쁜 사람에 초점을 맞추면 나쁜 사람이 많다고 느껴지지만, 좋은 사람에 초점을 맞추면 좋은 사람이 훨씬 많다고 느껴진다.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좋은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면 된다.

이번에 가전제품을 설치할 일이 있었다. 가격비교를 해서 가장 저렴한 곳에 설치 의뢰를 했다. 새로 설치한 것은 문제가 없었는데 서비스로 해준 기존의 것이 고장이 났다. 서로가 민망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분이 주말에 이틀이나 와서 고치려 노력했지만 새 기계만 설치하던 분이라서 해결을 할 수 없었다.

결국 AS를 의뢰하게 됐고 오래된 것이다 보니 비용이 발생했을 텐데 비용청구를 하지 않아서 알아보니 처음 설치한 분이 내셨다고 했다. 비용 보내드리겠다고 연락을 드리니 선물이라고 한다. 몇 번 보지 않은 사이지만 마음이 따스해졌다. 그래서 다음에 꼭 놀러 오시라고 했다. 해 놓고 보니 ‘놀러 오라’는 말을 얼마만에 써 본 것인지 모르겠다.

상대에게 부담이 될까봐 아니면 굳이 불러서 일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 잘 안 쓴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아름다운 말이다. 또 생각나는 사람들은 SNS로 소통하는 사람들 중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는 사람들이다. SNS는 비대면 소통수단이다보니 부정적인 글을 쓰는 사람들이 많지만, 멀리 있으면서도 늘 긍정적인 응원의 메시지를 올려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꼭 이야기하고 싶다. 놀러오라고.

하지만 이 말을 하는데 있어서 전제조건이 있다. 놀러오라고 했는데 오지 않았다고 서운해 한다거나, 강요의 느낌으로 상대에게 표현해서는 안 된다. 보고 싶다는 정도의 따뜻한 느낌만 전해질 수 있다면, 많이 주고받을수록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놀러 오세요’ 이외에도 좋은 말은 많이 있다.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등이다. 

평소에 ‘내 마음 다 알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미뤄온 언어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언젠가 가까운 사람과 크게 다툰 적이 있는데 최근에 미안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그간의 안 좋았던 감정들이 봄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먼저 연락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열 가지는 갖고 있었을 텐데 도대체 왜 그런 마음을 가졌는지 스스로 반성하게 됐다.

요즈음 코로나19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을 많이 쓴다. 우리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말의 지배를 받는다. 사람들끼리 서로 견제하고 멀어지고 싶어한다. 문제는 그러면서도 외로워한다는 것이다. 물리적으로는 거리를 두어야 하지만 사회적으로는 가까워져야 한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런 표현의 옳고 그름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는 조금 더 가까워지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 연락해보자. 전화나 문자라도 좋으니 자신의 마음을 진심을 담아서 한 번 표현해 보자. 마음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지고 마음의 온도가 봄 날씨보다 따뜻해질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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