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14C유럽을 휩쓴 흑사병은 당시 유럽 인구의 1/3이 사망한 대사건이었다. 흑사병 이후 정치, 경제, 군사, 사회전반에 급격한 변화를 겪었고 서양의 중세시대를 마감하고 근대사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현재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은 흑사병을 능가하는 인류의 삶의 대변혁을 초래시킬 대사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사회 전반에 디지털 전환과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디지털 전환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면 모든 경제주체의 존폐와 직결될 것이다. 인공지능과 자동화의 결합 등의 가속화로 AI경제로의 진입이 본격화되고 개인생활과 기업이나 정부의 업무방식도 기술을 활용한 언택트(비접촉) 활동으로 전환되고 로봇 배달, 스마트 홈, 스마트 공장, 스마트 서비스도 확대될 것이다. 

산업·경제체제의 대변화도 예상된다. 온라인과 모바일 초경제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온라인 주문, 쇼핑, 배달 산업이 급증하고 쇼핑, 전자결제, 방송, 영화시청, 음악청취, 교육, 포털 검색 등 모든 활동이 온라인과 모바일로 재편될 것이다. 핀테크, 무인점포, 원격진료, 스마트 행정 등의 욕구가 증대되며 화폐 결제에서 전자결제, 모바일 결제로 가속화될 것이다. 대면 경제가 급속히 위축되고 언택트 경제로 전환될 것이다. 대형 백화점과 슈퍼마켓 등 매장 판매, 보험설계사, 방문 교사 및 판매가 위축 되는 등 대면 경제가 언택트 소비 및 경제로 전환되고 배달앱, 이커머스의 급증 및 동네마트까지 온라인 커머스로 확장되고 원격 근무, 원격회의가 보편화될 것이다.

현재 중국, 인도, 베트남 등 과도한 공급망 집중에서 분산 체제가 구축되고 자국 공급 과 유턴 기업이 증가하는 등 공급망의 다변화가 촉진될 것이다. 몰락과 성장이 반복되면서 시장이 재편될 것이다. 오프라인 산업의 붕괴, 자영업자의 경쟁 심화와 온라인 사업자의 하청업체화, 대형 오프라인 사업자도 온라인 플랫폼사업과 제휴 또는 병행하게 될 것이다. 면역증진 건강식품, 안티 폴루션 식품과 약품 등 의학·바이오 산업, 개인위생 산업과 항바이러스 산업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이다. 골프, 등산, 자전거, 피트니스 등 운동기구, 스포츠 용품 수요가 증가하고 운동 비지니스의 부상이 예상된다. 정리해고의 급증으로 GIG노동자가 많아지고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개인 생활과 사회 문화의 전환도 예상된다. 위생적이고 건강한 삶, 사전 준비하는 삶이 일상화되고 손 씻기, 마스크 착용의 생활화, 기초식품과 의약품, 마스크·손세정제 등 상시 비치, 술집, 노래방보다 골프, 등산, 야외활동 선호현상과 빨래건조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가전 IOT 등 생활편의 가전 수요가 증대될 것이다. ‘혼’과  ‘홈’ 트랜드 문화와 폐쇄적 커뮤니티 등 개인주의 문화가 확산돼 혼밥, 혼술, 혼여행 과 홈술, 집밥, 셀프 욕구가 증대될 것이다. 아는 사람끼리, 철저한 신분확인 후 모임 문화가 증가되고 대중교통 이용이 감소하는 대신 교통체증은 늘어날 것이다.

정부와 정치 불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국론분열을 해소하고 국민 대통합과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할 것이다. 종교와 신앙 면에서도 대형 교회 세력이 약화되고 탈종교화의 가능성이 증대될 것이다. 역사학적으로 한 문명이 크게 번성하면 큰 사건이 발생하고 인류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이했다. 그러나 언제나 그러했듯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 준비하고 혁신하는 개인, 기업, 국가는 위기를 극복하고 나면 더 번창하고 더 낳은 삶을 구현했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19에 대한 단기적 처방을 넘어 그 이후의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를 선도하는 시스템으로 혁신해야 한다. 또한 코로나19 대처과정에서 나타난 불합리한 규제와 제도를 과감히 제거하자. 이것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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