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룡사지 회랑외곽 발굴조사 모습 전경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3.30
경주 황룡사지 회랑외곽 발굴조사 모습 전경 (출처: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3.30

‘황룡사 발굴조사보고서Ⅱ’ 발간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신라 최고의 사찰인 황룡사 동쪽 회랑 외곽은 승려가 수행한 공간인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경주 황룡사지(사적 제6호) 회랑외곽 발굴조사 내용을 담은 ‘황룡사 발굴조사보고서Ⅱ-동회랑 동편지구’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경주 황룡사지 발굴조사는 1976년부터 1983년까지 모두 8차에 걸쳐 조사됐다. 이번 보고서는 6차(1981년)와 8차(1983년) 조사에서 본격적인 발굴이 이루어졌던 동회랑 동편지구의 조사내용과 출토유물을 수록했다. 이곳의 건물 배치나 구조 등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알려진 것들이 많지 않다.

이번 보고서Ⅱ의 조사구역은 동회랑 동편에 남북으로 길게 설치된 담장으로 구획된 공간으로, 면적은 약 4300㎡이다. 황룡사 전체사역의 외곽경계로 추정되는 남북담장이 확인됐고, 이밖에도 크고 작은 담장으로 구획된 7개의 독립된 공간도 드러났다.

이들 각각의 독립된 공간 내부에서는 1~3개소 정도의 건물지가 확인됐고, 그 주변에서 기와, 토기 등의 유물도 다량 발굴됐다. 특히 각 구역마다 다량의 등잔과 벼루가 출토되면서 이곳의 성격이나 용도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지 주목된다.

보고서에는 담장으로 구획된 독립된 공간과 그 내부에 분포한 건축 유구의 구조와 배치 등도 처음으로 소개했다. 크고 작은 건물지 12개소가 드러났고, 담장과 우물, 배수로 등 생활시설 등이 함께 발굴됐다. 발굴과정에서 기와와 벽돌류, 토기‧자기류 등 신라와 고려 시대 유물이 다량 출토되었는데, 이번 보고서에는 485점의 유물을 선별해 수록했다.

동회랑 동편지구에 대한 구조와 성격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구조는 중국 당대 사찰에서 보이는 다원식(多院式) 가람구조와 황룡사지 가람구조를 비교해봤으며, 황룡사 회랑외곽과 강당북편의 다양한 생활‧의례시설과 관련된 유구들을 분석해 그 성격을 가늠해봤다.

보고서에서는 동회랑 동편지구가 담장으로 구획되어 매우 폐쇄적인 공간으로 보이는 것으로 미뤄 개방적인 공공의 시설보다는 고승들이 수행이나 수양을 위해 독거하는 공간, 혹은 중국 당대 사원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의례 공간 등으로 최종 추정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6년 40년 만에 최초로 황룡사지 발굴조사 시 촬영한 사진을 모두 정리해 사진집으로 출판하고 사진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40년 전 작성된 야장(野帳, 발굴현장에서 조사내용 등을 기록한 수첩), 일지, 도면, 사진자료 등을 정리했다. 사진집에 수록된 사진들을 선별해 보고서에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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