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개종’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우리사회에 이슈화 된 것은 2008년 진용식 목사가 ‘개종을 목적으로 정백향씨를 정신병원에 감금한 사건’으로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으면서부터다.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으로 이단상담소장을 맡고 있었던 진 목사는 정씨의 종교를 포함해 기성교회에서 소위 ‘이단’으로 규정된 곳에 출석하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강제개종을 진행했고, 이후 강제개종 사례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초기 목사들이 직접 나서서 강제개종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그 수법이 달라졌다. 먼저 강제개종 목사들은 표적이 되는 신도의 가족에게 먼저 신도가 다니는 교단에 대한 비방으로 공포감과 불안감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들은 사랑하는 자녀나 아내, 부모가 이단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납치‧감금‧폭력 등 불법 행위로 점철된 개종 프로그램은 가족을 살리기 위한 ‘지푸라기’가 된다. 이같은 이간질에 21세기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는 대한민국에서 강제개종은 아직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본지는 강제개종으로 인해 인권이 침해되고 억압을 받으면서도 하소연 할 곳조차 없는 피해자들의 눈물 섞인 호소를 연재하고자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용역 동원 강제 개종 프로그램

“약속 깨고 감금, 목 졸림까지 당해

억울한 피해자 다신 안 생기길”

 

기독교 언론엔 부모 거짓 주장만

“자녀 가출… 신천지가 가르쳤다”

적반하장 주장‧비방에 배신감만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대학원 체육교육학과에서 수학할 정도로 건장한 청년도 강제개종의 예외대상은 아니었다. ‘더 강력한’ 수단이 동원됐다. 용역 6명이 고용됐고, 반항하자 목을 조르는 잔혹함도 보였다. 용역 4명과 함께 오피스텔에서 강제적으로 개종 프로그램을 받아야 했고, 개종을 강요하던 권모 목사는 모든 상황을 봤음에도 당연하다는 듯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승환씨(29)는 개종을 거부하고 구조 쪽지를 보내 구출됐고, 부모에게 독립을 선언했다. 그러나 그의 부모는 이씨가 종교 때문에 가출을 했다며 시위를 하고 있다. 이씨의 호소문을 상편과 하편으로 나눠 게재한다.

저는 부산 외국어 대학원 체육교육학과 3학기 휴학 중인 29살 이승환입니다.

ⓒ천지일보 2020.3.30
ⓒ천지일보 2020.3.30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경위는 강제개종으로 인해 당하게 된 피해 사실과 그 기간이 길어지면서, 상식적인 선을 벗어나 이뤄지는 종교문제, 특히 ‘강제개종’이 얼마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인지 절감했기 때문입니다.

신천지에 관한 이슈들이 많고, 그에 따른 사회적 인식이 안 좋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객관적으로 신천지와 기성교회, 두 입장을 직접 겪어보고 확실히 말할 수 있게 된 것이 있습니다. 신천지는 기성 교회와는 달리 성경 말씀에 입각해 신앙하는 곳이며, 이를 둘러싼 오해와 거짓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양쪽 입장에 대해서 제대로 들어보지도, 알지도 않고 신천지가 잘못됐다는 선입견으로 제 글을 읽는 근시안적 오류를 범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이 글은 제가 직접 겪었던 사실을 거짓과 과장을 일절 보태지 않고 사실만 기재하였음을 명백히 밝힙니다. 이것이 또한 (강제개종에 대한) 진실 규명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며, 저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두 번 다신 생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처참한 강제개종 프로그램의 현장을 겪고 난 후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억울하게 당면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2020년 3월 14일기준)에 대해 먼저 밝힙니다. 정리하자면 크게 두 가지 입니다.

먼저 강제개종이 반복될 것에 대한 우려로 인한 (가족들로부터의) 불가피한 도피였음에도 ‘가출’이라고 조장하고, 가족 간에 주고 받았던 문자 내용을 기독교 언론 매체가 ‘허위로 조작’ 했기에 언론을 상대로 공표하고자 합니다.

그다음은 강제개종 프로그램 전뿐만 아니라 후에도 계속적으로 이어지는 일방적이고 감정적인 연락과 행동, 그로 인한 가족에 대한 큰 상처와 배신감입니다.

조금더 상세히 말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다녀온 후, 부모님은 제게 가출을 했다고 이야기 합니다. 저는 강제개종 프로그램이 이뤄지던 감금 현장에서 탈출한 당일, 해운대지구대에서 부모님께 솔직한 제 심정을 전했습니다.

“나와 했던 약속과 달리 깡패인 용역까지 고용해서 강제로 개종을 진행한 부모님께 큰 실망을 했고, 목 졸림까지 당했는데 앞으로 집에 가기 두려워요. 그러니 연락만 하고 지내요. 나는 독립을 할 테니 집에 당분간은 못 들어갈 것 같아요.”

그러나 몇 주 후 보도된 언론의 내용과 부모님의 연락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신천지가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알려진 상황에서, 신천지를 상대로 고소장을 넣고 시위하는 신천지피해자모임(신피모) 부모들 가운데 ‘신천지야고보 우리 아들 이승환, 집으로 돌려보내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계신 저희 부모님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어머니께서는 제게 문자로 “뉴스 봤느냐? 신천지가 가출을 하게 했다, 그러니 신천지 대상으로 고소장을 낼 수 있으니 신천지 탈퇴하고 집으로 돌아오너라”라고 했습니다.

억지로 진행한 강제개종 때문에 받은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집에 들어갈 수 없는 사실을, ‘신천지가 가출하게 했다’고 조장하는 이 상황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고, 강제개종을 진행하는 집단과 가족에 대한 상처가 더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강제개종 전후로 오랜 기간 가족은 지속적으로 제게 신천지에 대한 비방과 거짓된 정보, 그리고 감정적이고 억지스러운 연락들을 수도 없이 합니다.

특히 최근에 있었던 일인데, 어머니와 누나는 일부러 제 감정을 자극하고 반응을 이끌어내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가운데 욕설이 섞이며 주고 받았던 문자 내용을 앞뒤를 다 지워버리고 제가 가족에게 감정적으로 반응했던 그 부분만 캡처해서 언론에 뿌리겠다고 압박했습니다. 그리고 알고 지낸 신천지 지인들에게 그 내용을 보내며 ‘너희 신천지는 가족들에게 욕하는 집단이다. 교회에서 그런것들을 가르친다’라고 뒤집어 씌웠습니다.

제 의사와 전혀 상관 없고, 또 제 마음에는 일절 귀기울여 주지도 않고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이 상황들 때문에 가족에게 큰 배신감과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다음 내용은 제가 원룸에 감금돼 있는 동안까지 겪었던 강제개종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기재한 것입니다. 위에서 밝혔던 것과 같이, 실제로 일어났던 사실만을 기술하였음을 한 번 더 분명히 하는 바입니다.

어머니는 인터넷을 통해 신천지예수교회를 비방하는 내용을 접하게 됐습니다. 신천지에 있는 저를 강제로 개종시키기 위해 약 9개월의 기간 동안 강제개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목사와 함께 계획했습니다. 저는 강제개종 프로그램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개종 프로그램 기간 동안 폐쇄된 공간에 감금돼 강제로 교육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약속 잡고 만나서 교육을 하자고 서로 합의를 했습니다. 프로그램을 진행한 당사자인 권모 목사와의 직접 만남에서도 확실히 답을 받았습니다.

저는 서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가 만든 ‘교육합의동의서’를 갖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를 바탕으로 교육이 진행되길 바랐지만, 9개월 뒤 제 동의 없이 갑작스럽게 강제적인 개종이 시도됐습니다.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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