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詩] 세균론(世均論) - 박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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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론(世均論)

박제영(1966 ~  )

우주(宇宙)
칠판에 떡하니 쓰고는
몸이 우주이니, 몸이 집이란다
집에 누가 사느냐 바로 세균이 산단다
수백만 년 내 몸에 세 들어 살고 있으니
좋은 균 나쁜 균 모두 식구이니
융숭히 대접하는 게 몸의 도리, 집의 도리란다
어떤 이는 무균이 좋은 줄 아는데
중요한 건 오히려 균형이란다

세균(細菌) no 세균(世均) yes!
밑줄 쫙!
몸속의 균이 다 빠져나가면
정작 집이 무너지는 법이란다
그게 가장 위험한 일이니
빈집 만들지 말란다
빈집 되지 말란다
우주공생(宇宙共生)
밑줄 쫙!
우주홍황(宇宙洪荒)이 아니라 우주공생이란다

[시평]

코로나19로 온 지구촌이 어려움을 겪는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바이러스와의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오랫동안 인간은 이 지구상에, 아니 우주에서 가장 뛰어나고 고귀한 존재인 양 그 지위를 누리며 살아왔다. 인간의 편의에 따라 자연을 훼손하는가 하면, 자연을 인간 편의에 의해 개발하여 마구 쓰며, 또 누리고 살아왔다.

그러나 어디 지구가, 아니 우주가 인간 하나만의 전유물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삼라만상(森羅萬象) 모두가 공유(共有)하며 함께 살아가는 곳이 바로 이 우주 아닌가. 많은 미래학자들은 비록 미미한 존재라도 함께 살고자 하는 공생(共生)의 정신이 없는 한, 공멸(共滅)의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놓은 지 오래이다. 그러나 인간은 오랫동안 혼자만이 살려는 듯이 살아왔음이 사실이다. 세균(細菌) no 세균(世均) yes, 이러한 반성을 읽는 아침이다.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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