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대기업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선 서울 도심의 모습. (출처: 연합뉴스)

1만781곳 회사 설립등기 신청

전년 동기보다 50% 이상 증가

자본금 50억원 이상 기업 16곳

“위기를 기회로” 도전 기업 多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심각성이 최고조에 달한 지난달, 오히려 주식회사 법인이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이 설립된 것으로 조사됐다. 위기의 상황을 기회로 보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기업이 많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2010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한민국 법원 등기정보광장’ 사이트에 명시된 자료를 토대로 주식회사 법인 등기신청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2월에만 1만 781곳이 회사 설립등기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7103건)과 비교해 50.8%나 증가했다.

지난 10년(122개월)간 회사 설립을 위해 등기 신청을 한 건수는 총 82만 2264건이었다. 최근 10년 새 82만개를 웃도는 회사가 새로 생겼단 의미다. 이번 조사는 상법 법인 중 반드시 법원에 설립등기 신청을 해야 하는 주식회사 법인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월별로 등기신청이 1만건이 넘은 달은 조사 기간 중 올해 2월이 유일하다. 올해 2월 다음으로는 올해 1월 9922건, 2018년 1월 9241건, 2019년 1월 9228건, 2019년 7월 9219건, 2019년 12월 9207건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2월(7103건)과 비교해 50.8%나 증가했다.

또한 올해 2월 설립 등기 신청한 회사 중 자본금 50억원 이상인 곳이 16곳으로 다른 때와 비교해 많았다. 이는 올해 1월 13곳보다 3곳 더 많다. 자본금 100억원이 넘는 법인도 7곳이었다. 2018년 1월과 2020년 1월 각 4곳보다 앞섰다.

다만 자본금 10∼50억원으로 세워진 주식회사는 27곳으로 전달보다는 많았지만 2018년 1월(44곳)보다는 적었다.

이 조사와 별도로 2월 한달 간 지역별 주식회사 본점 이전 현황을 파악한 결과 경기도가 선호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한달 간 경기도로 본점을 옮긴 회사는 1383곳이었고, 경기도를 떠난 회사는 1219곳이었다. 경기도에 주식회사가 164곳 늘어난 셈이다. 대표적으로 경기도에 본점이 있는 주식회사는 삼성전자(수원시), SK하이닉스(이천시)가 있다.

서울로 본점을 옮긴 회사는 1704곳, 서울을 떠난 회사는 1944곳으로 서울 소재 회사는 한달 간 240곳 줄었다.

오일선 소장은 올해 2월 주식회사가 가장 많이 설립된 배경에 대해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 퇴사·은퇴 후 회사 설립 급증에 더해 코로나19로 비대면 비즈니스 등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적·물적 이동이 제한돼 실물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은 시점에 2010년 이래 가장 많은 회사가 세워진 것은 역설적”이라며 “위기 이후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기업가 정신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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