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전세계 특별 강복을 거행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광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는 전세계 특별 강복을 거행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슬픔에 빠진 인류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려달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봄비가 내린 27일(현지시간) 오후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주례한 특별기도에서 “저희를 돌풍의 회오리 속에 버려두지 말아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위기 상황을 ‘돌풍의 회오리’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교황은 “짙은 어둠이 우리 광장과 거리와 도시를 뒤덮었고 귀가 먹먹한 침묵과 고통스러운 허무가 우리 삶을 사로잡아버렸다”며 “우리는 두려움에 빠져 방황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두가 같은 배를 타고 있고 연약하고 길을 잃은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우리가 모두 같이 노를 젓고 격려가 필요한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교황은 “우리는 혼자서 한치도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오로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혼자서는 파선하고 만다. 우리가 모두 하나가 되게 해달라”고 연대를 호소했다.

아울러 “주님은 우리에게 겁내지 말라고 하셨지만 우리는 믿음이 약하고 무섭다”며 “이 세상을 축복하시고 육신의 건강을 주시며 마음의 위안을 달라”고 기도했다.

성베드로광장은 평소 수만명의 신자와 방문객이 모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이날 광장엔 사람들이 모이지 않았고, 교황 홀로 광장에 마련된 특별 제단에 서서 강론을 진행했다.

교황은 로마 산타 마르첼로 알 코르소 성당에서 모셔온 목재 십자가 앞에 선 채로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한편 ANSA 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청 관료 조직의 심장부로 불리는 국무원에서 일하는 이탈리아 출신 몬시뇰(주교품을 받지 않은 가톨릭 고위 성직자)이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교황청은 방역 수칙에 따라 해당 몬시뇰의 국무원 사무실과 산타 마르타의 집 내 숙소 등을 폐쇄하고 소독했다. 아울러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생활하는 성직자 수십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대상엔 교황도 포함됐으며, 그 결과 다시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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