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강남구 21번째 확진자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트위터에 올라온 이미지. ⓒ천지일보 2020.3.2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강남구 21번째 확진자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8일 트위터에 올라온 이미지. (출처: 트위터) ⓒ천지일보 2020.3.28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한국으로 입국하는 유학생, 교민, 여행객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외입국자들에 대한 비난은 전국민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유학생 등 해외입국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감염증이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외국에서 들어온 입국자 중 코로나19 확진자수는 늘고 있다. 각 구청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강남·서초·송파구에서만 총 1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이 가운데 11명이 외국에서 들어온 경우였다.

강남구에서는 지난 21일에만 미국 유학생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 유학생은 현지 기숙사 폐쇄로 16일 귀국한 뒤, 닷새 뒤 기침과 몸살 기운으로 검사받고 양성판정을 받았다.

보스턴 지역 고교에서 유학하던 두 여학생이 나란히 귀국해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이같이 유학생 확진자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한 미국 유학생이 귀국 후 4박 5일 동안 제주 관광을 한 뒤 서울로 돌아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나왔다.

[천지일보 영종도=신창원 기자]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증상을 보인 입국자들이 방역당국 관계자를 따라 격리시설로 이동하는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3.27
[천지일보 영종도=신창원 기자]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증상을 보인 입국자들이 방역당국 관계자를 따라 격리시설로 이동하는 버스를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3.27

강남구 21번째 확진자는 19일 귀국 후 집 근처 미용실을 찾았고, 그다음 날부터 4박5일간 가족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제주 여행 기간 병원에 들르고도 일정대로 여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비난을 받고 있다.

제주도는 26일 해당 확진자에 대해 “1억원이 넘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분노했다. 방역 당국은 이 유학생을 상대로 법적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위터 등 SNS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조심한 국민들은 뭐가 되냐는 허탈감과 함께 유학생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유학생 비난은 좀 더 세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생각 없는 부모에 철없는 천방지축들이 온통 분탕질 중 어디 가서 우리 애가 유학생이에요. 소리 꺼내지도 못하게 더 떠들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돌아온 유학생들과 교민들로 인해 울컥하게 되는 날들”이라며 “2월 말부터 지금까지 집콕을 얼마나 열심히 했냐면 아이에게 신발을 신긴 횟수가 한손에 꼽을 지경인데, 허탈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유학생을 저격한 것으로 보이는 차별성 문구나 글도 곳곳에 보였다.

최근 유학생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학생도 국민이다’란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최근 유학생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학생도 국민이다’란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유학생 확진자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자 유학생들 사이에서는 억울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학생들의 억울함을 토로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유학생도 국민이다’란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 국민들은 어쩔 수 없이 귀국길에 오르는 유학생들에게 싸늘함을 넘어 상처가 되는 말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유학생들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자들이다. 인신공격성 댓글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집계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0만명을 돌파하며 중국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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