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방역·소독을 마친 구로구 코리아빌딩이 전면 재개방된 23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콜센터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방역·소독을 마친 구로구 코리아빌딩이 전면 재개방된 23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콜센터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3

“비말 인한 바이러스 전파 커”

단시간 일상접촉 감염 확률 ↓

무증상 확진자 전파사례 無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밀집·밀폐된 곳에서 대화 등 밀접 접촉이 자주 발생했을 때 같은 장소에 있던 100명 중 4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무증상 감염자로부터는 가장 밀접하게 있는 가족조차 감염된 사례가 발생하지 않아 승강기 같은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에서 잠깐 마주치는 것만으로 전파될 확률도 극히 드문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질병관리본부(질본)은 서울 구로 콜센터 확진자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진행했다. 서울 구로 콜센터 사례는 이달 8일부터 23일까지 코리아빌딩 관련 전체 조사 대상자 1143명 중 확진자 97명(8.5%)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해 파악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조사 기간 구로 콜센터 확진자 97명 중 94명은 코리아빌딩 11층에서 근무했던 직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1층은 콜센터와 관련된 첫 확진자가 근무했던 공간이기도 하다. 이는 같은 층을 사용하고 있는 사업장에서 노출된 사람의 43.5%가 확진 판정을 받은 셈이다.

반면 10층의 경우 27명 중 2명(7.4%), 9층에선 206명 중 1명(0.5%)이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10층과 11층 확진자들 간 감염 관련성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그 외 다른 층에선 아예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정은경 질본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지난 25일 “밀폐되고 밀접한,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사업장에서는 한번 노출될 경우 굉장히 높은 발병률을 나타내고 있다”며 “많은 비말(침방울)을 생산하는 콜센터의 업무 특성과 밀집되고 밀폐된 환경 영향으로 인해 비말로 인한 바이러스 전파가 장시간 반복되고 전파·확산해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비말 감염과는 달리 공기를 통한 전파 사례도 많을까. 하지만 공기 등을 통한 감염 사례는 비말에 의한 전파와는 달리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일어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임시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3.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일어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임시 폐쇄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3.10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를 진행하던 중 11층 이외 다른 층에서도 확진자가 나오자 빌딩 내 온도와 습도, 세균, 냄새 등을 조절하는 공조 시스템으로 인한 층간 감염 가능성도 조사했다. 하지만 콜센터 근무를 하는 7, 8층에선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으며 9층에서만 환자가 1명 나왔다.

이뿐 아니라 이 건물에선 로비나 승강기나 등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간을 통해 확산할 것이라는 견해도 나왔는데 9~11층을 제외하면 거주 공간인 13~19층, 다른 시설이 사용 중인 1~6층 방문자 중 확진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 당국은 10층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11층과 별개로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11층과 관련된 확진자는 9층에서 1명 나왔는데 다행히 조기에 발견돼 추가 감염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결과를 두고 질본은 “빌딩내 공조시스템을 통한 층간 확산 가능성과 개인 간 짧은 시간 만남 등을 통한 전파 가능성은 극히 낮음을 시사한다”며 “승강기, 로비 공동 사용과 같이 짧은 시간 일상적 접촉 때문에 감염될 가능성도 작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포감을 일으키는 무증상 확진자에 의한 전파 사례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구로구 콜센터 전체 확진자 97명 중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증상이 발현되지 않은 확진자는 고작 8.2%인 8명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가족 접촉자 16명 중에선 추가로 나온 감염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체 확진자의 가족 226명 중 15.0%인 34명이 가족 간 밀접 접촉으로 인해 확산한 경우와 비교했을 때 얼마나 가능성이 낮은지 추측해볼 수 있다.

정 본부장은 “이런 대규모 집단감염이 지역사회 고위험시설 등에서 확산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고위험 대상의 환자 조기발견과 신속한 접촉자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런 부분들을 계속 강화하도록 조처하겠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일어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이 코로나19 검진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일어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입주자들이 코로나19 검진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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