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3시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 현황 (출처: 미국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현황 지도 사이트)
27일 오후 3시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 현황 (출처: 미국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현황 지도 사이트)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각국에서 자체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를 내놓지만 이를 그대로 비교하는 것은 사실을 오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위험할 수 있다고 CNN 방송이 26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각국의 코로나19 보고 기준은 물론 진단 검사와 환자 추적에 관한 접근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CNN, 연합뉴스에 따르면 심지어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진단 검사와 보고 기준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영국 케임브리지대의 저명 생물통계학자 셰일라버드가 지적했다.

누가 진단검사 대상인지, 누가 확진자 보고 대상인지에 관한 규칙이 시간이 지날수록 바뀔 수도 있는데 이러한 차이가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특히 나라별 진단검사 역량의 차이가 글로벌 통계의 맹점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지적됐다.

예를 들어 각국에서 발표한 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한 미국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현황 지도 사이트에서는 27일 오후 3시 기준 영국의 확진자가 1만 1812명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적은 편인데 이는 진단검사를 그만큼 적게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국 정부는 병원 치료가 꼭 필요한 중증 환자에 한해서만 검사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잇다. 경증 환자는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독일은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있거나 14일 내 확진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 사람, 위험 지역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검사를 받을 수 있게 한다. 그 결과 독일의 확진자 수는 4만 3938명으로 세계 5위다. 한국 역시 비슷한 경우다.

CNN은 “영국의 감염자가 다른 유럽국보다 적다는 통계는 정말로 아픈 사람이 적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더 적은 사람이 검사받고 있다는 말”이라고 해석했다.

이처럼 실제보다 감염자 수가 통계에 훨씬 적게 잡히는 경우 그 나라 국민의 경각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방송은 우려했다.

영국 워릭대 마이크 틸데슬리 교수는 “수치에 의존하고 감염자 누적 집계가 정확할 거라고 가정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며 “사람들이 위험이 낮다고 생각해 권고 받은 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두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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