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코 교황(왼쪽)이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있는 산타 마르첼로 알 코르소 성당을 방문해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 성당에는 1522년 로마에서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신자들이 기도를 올렸던 십자가가 보존돼있다. [출처: AP/뉴시스]
프란치코 교황(왼쪽)이 1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있는 산타 마르첼로 알 코르소 성당을 방문해 코로나19 종식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 성당에는 1522년 로마에서 흑사병이 창궐했을 때 신자들이 기도를 올렸던 십자가가 보존돼있다. [출처: AP/뉴시스]

성목요일 발 씻김 예식 생략
성유 축성 미사는 연기 가능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교황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주님 부활 대축일’과 ‘파스카 성삼일 전례’를 지역 교회 상황에 맞춰 봉헌토록 한다는 내용의 특별 교령을 내렸다.

교황청 경신성사성(장관 로베르 사라 추기경)은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사태에 즈음하여’란 교령을 통해 코로나19 예방을 준수하는 형태로 각 행사들을 거행토록 권고했다.

경신성사성은 기존 예식보다 간소화한 형태로 예식을 거행하도록 권고했다. 공동체 미사마저도 어려운 경우엔 온라인이나 TV 생중계, 기도 봉헌 등을 통해 파스카 성삼일과 주님 부활 대축일 전례를 지키도록 당부했다. 아울러 주교회의와 개별 교구들에는 신자들을 도와 개인 기도를 지원할 자료들을 제공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파스카 성삼일’에 관해 지역 교회 주교들이 주교회의에서 합의된 지침을 제시할 것을 요청했다.

교령에 따르면 4월 9일 성주간 목요일 성유 축성 미사는 나라별로 구체적 상황을 감안해 (지역 교회) 주교는 성유 축성 미사를 다른 날로 연기할 특별한 권한을 가진다.

또 파스카 성삼일이 시작되는 4월 9일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 중 발 씻김 예식과 미사 끝에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를 옮겨 모시는 행렬 예식’은 생략하고 성체를 수난 감실에 모신다. 이는 대인 접촉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조치다.

4월 10일 주님 수난 성금요일 미사 중 보편 지향 기도 때에는 특별히 아픈 이들과 상실감, 실의에 빠진 이들을 기억하는 특별한 지향을 마련해야 한다.

4월 11일 파스카 성야 미사의 장엄한 시작인 ‘빛의 예식’에서는 촛불 점화를 생략한다. 빛의 예식 행렬도 생략하는 대신, 부활초만 점등한 채 바로 파스카 찬송을 하며 말씀 전례를 이어간다. 세례 전례도 세례 서약 갱신만 거행하고, 이후 성찬 전례를 거행한다.

이에 대해 경신성사성은 “파스카 성야에 함께하는 것이 전적으로 불가능한 이들은 성무일도서의 주님 부활 대축일 독서 기도를 바쳐야 한다”며 “각 지역 수도회, 신학교, 수도 공동체들에 관한 결정은 교구장 주교가 내린다”고 밝혔다.

끝으로 경신성사성은 “성주간 파스카 성삼일을 풍요롭게 해주는 대중 신심과 행렬의 표현들은 교구장 주교의 판단에 따라 연중 적절한 날로 옮겨 거행할 수 있다”면서도 “주님 부활은 전례주년 전체의 핵심이며, 파스카 성삼일은 다른 날로 옮겨질 수 없다”고 파스카 성삼일과 주님 부활 대축일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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