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9일 보건소 직원 얼굴에 침뱉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 교인이 아닌데 '신천지' 자막을 넣어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출처: MBC 뉴스데스크 캡처)
지난 2월 29일 보건소 직원 얼굴에 침뱉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신천지 교인이 아닌데 '신천지' 자막을 넣어 보도한 MBC '뉴스데스크' (출처: MBC 뉴스데스크 캡처)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신천지 보도를 하루에도 수십 건씩 접한다.

종교부에 몸을 담은 기자가 보기에 신천지는 흥미로운 종단이다. 무엇보다 기성교단이 욕을 해도 해마다 쑥쑥 크는 비결이 궁금했다. 모두가 신천지를 외면할 때 신천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취재한 결과 남들보다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남들이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팩트를 전하고 짚는다.

반면 하루 수십개씩 쏟아지는 신천지 관련 기사 중에는 팩트보단 신천지에 반감을 갖고 쓴 기사들이 적지 않다. 그런 감정적 기사들의 특징은 팩트에 근거하지 않는다. 그래도 영향력 있는 매체들의 기사는 팩트처럼 전달된다. 국민이 거짓말을 사실로 믿게 되니 국민이 피해자가 되는 것을 눈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신천지 관련해 사실을 보도했을 뿐인데 내용이 아닌 보도사실 만으로 ‘신천지편’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누가 신천지에 대해 이토록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었을까. 기자가 보기엔 신천지 탈퇴자들과 종교계에서 기득권을 쥐고 있는 기성교회 권력자들이다. 요즘 언론에 주로 등장해 신천지에 대한 비방과 비난으로 폭격을 해대는 이들이다. 과연 이들의 말은 100% 객관적일까. 아니라면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지난 22일 JTBC ‘막나가쇼’는 7명의 신천지 탈퇴자와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대표를 초청해 신천지 비난에 동조했다. (출처: 해당 방송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0.3.27
지난 22일 JTBC ‘막나가쇼’는 7명의 신천지 탈퇴자와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대표를 초청해 신천지 비난에 동조했다. (출처: 해당 방송화면 캡처) ⓒ천지일보 2020.3.27

물론 이들을 통해 쏟아지는 말 중 일부 팩트가 섞여 있다. 과거 신천지에서 생활을 해봤으니까. 그러나 그 팩트들은 신천지를 탈퇴하면서 절묘하게 그들의 감정 혹은 주장과 뒤섞인 것으로 보인다. 신천지에서 제명을 당했거나 탈퇴한 것을 ‘합리화’하기에 신천지는 좋은 대상이다. ‘신천지가 나쁘고 이상한 곳’이라는 주장이 금방 수용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신천지 비방 보도에 등장한 신천지 탈퇴자들은, 현재 신천지 신도가 아니며 신천지 현 신도에 비하면 그 숫자도 극소수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과 몇 사람의 주장이 신천지 현 조직 내 분위기를 전하는 일방적인 창구가 됐다는 건 아이러니다.

본체에서 떨어진 파편이나 부스러기를 그 본체라고 말하긴 어렵지 않은가. 우리는 낙엽을 보고 나무라고, 부서져버린 의자조각을 의자라고 하지 않는다. 물론 그 파편들이 본체에서 떨어졌다는 사실에도 변함이 없다. 그러나 파편만을 보고 본체를 설명할 수는 없는 법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상익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 전국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공원에서 열린 ‘강제개종 희생자의 날’ 공표식에서 강제개종 피해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상익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강피연) 전국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공원에서 열린 ‘강제개종 희생자의 날’ 공표식에서 강제개종 피해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7

24만 5000명이나 되는 신천지 신도 중 최소 몇 사람의 입장도 보도하지 않는다는 건 언론이 언론의 옷을 입고 국민의 귀와 눈을 가리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천지일보에서 일하면서 늘 강조받는 것이 ‘중도’다. 간단히 설명하면 ‘사실을 사실대로 알리는 것’이 언론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신천지에 관해서도 남들이 욕을 해도, 기자의 양심으로 ‘사실을 사실대로 전하는 것’이다. 기자가 전달한 사실이 틀려서 욕을 먹는다면 할 말이 없거니와 ‘사실을 사실대로’ 전해도 욕을 하는 언론과 기득권의 행태를 보면서 진실을 전해야 한다는 소명감은 오히려 솟구친다.

그래서 오늘도 난 펜을 든다. 신천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거짓된 정보의 홍수에 빠져있는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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