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중 감염지가 된 뉴욕 브루클린에서 지난 20일 한 시민이 마스크에 푸른 판초 차림으로 길을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중 감염지가 된 뉴욕 브루클린에서 지난 20일 한 시민이 마스크에 푸른 판초 차림으로 길을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미국에서 ‘실업대란’이 현실화했다.

‘50년 만의 최저 실업률’을 자랑했던 미국 고용시장의 최장기(113개월 연속) 호황도 사실상 끝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 세계 국가마다 실업자가 속출하고 있지만 소비에 의존하는 미국 경제 구조상 그 타격은 더욱 크다. 저축률이 한 자릿수대 불과한 미국은 일자리가 줄어들면 곧바로 민간 소비가 위축되면서 실물경제가 무너지게 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노동부는 3월 셋째 주(15~21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328만 3천건으로 집계됐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둘째 주(8~14일) 청구 28만 2천건에 비해 12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실상의 첫 지표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매주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건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사태로 일주일새 약 300만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은 것이다.

이는 노동부가 실업수당 신청을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치다. 심지어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65만건 보다도 약 5배 많은 규모다.

이에 당장 다음 달 초 나오는 3월 실업률도 30%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간 미국의 실업률은 3%대에 머물었다 .

‘글로벌 소비대국’ 미국의 경기가 무너지면 각국에 충격파가 미칠 수 있다.

이미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실업자는 2천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암울한 관측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실업수당 신청 건수 폭증과 관련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며 “우리는 큰 나라이고 (숫자가) 더 클 수도 있었다. 600만일 수도, 700만일 수도 있다고 들었는데 330만, 320만”이라고 파장 차단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하지만 (300만건 이상은) 많은 일자리”라면서 “우리는 강력하게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터로 돌아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자신이 지난 16일 직접 발표한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 완화 입장을 거듭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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