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방역의 본질은 주체인 국가가 국민을 지키는데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국론은 이전보다 더 분열되고 있다. 먼저는 느닷없이 터진 집단감염에 정부도 당황했는지 ‘신천지 탓’을 하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신천지가 도의적 책임이 없지는 않지만 방역책임이 본디 국가에 있다는 것을 아는 국민은 피해자를 탓하는 정부의 태도가 훗날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누누이 지적했다. 그런 사이 마스크 사태가 터졌다. 국민들이 불안에 떨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온라인 약국 마트 등을 쫓아다녔지만 마스크 품귀현상에 천정부지로 오른 마스크 가격은 감당이 안 됐다. 우리나라에도 없는 마스크를 중국에 300만장이나 보낸 정부를 원망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제서야 문재인 대통령이 마스크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코로나 사태에 대한 유일한 사과였던 듯싶다.

이후 서울 콜센터 집단감염이 터지자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유는 ‘감염원인 중국인 입국금지’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우려를 표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3번 환자 발생 시부터 강력히 지역사회 감염을 우려하고 중국인 입국 금지를 외쳤지만 중국인이 이미 다 나간 후베이성만 입국금지를 하는 뒷북 행정을 펼쳤을 뿐이다.

이 때문에 현재 전 세계에 한국은 호구가 됐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초기 감염원인 중국을 차단하지 않은 탓에 다른 나라를 차단할 명분이 없어지면서 한국인은 갈 곳이 없는 반면, 전 세계인들이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방역당국이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공중보건의를 백분 활용하고 빠르게 진단키트를 상용화하고 드라이브 스루를 조기 도입해 전 세계가 놀랄 수준의 방역 시스템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경제가 도탄에 빠지고, 마스크 사태가 빚어지고 가족이 죽어가는 현실이 왜 빚어졌는지 국민은 진실을 알고 있다. 이 코로나 사태가 조기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저 정부에 협조하고 참고 있는 것뿐이다. 지금은 이 코로나 사태로 인해 누군가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 속히 종료되길 국민 모두 꾹 참으며 기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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