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씨가 거주했던 곳으로 알려진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모습.ⓒ천지일보 2020.3.26
조주빈씨가 거주했던 곳으로 알려진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모습. ⓒ천지일보 2020.3.26

주민들 “한 동네 같이 살았다 생각하니 끔찍”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거주했던 동네 이웃들은 그를 착하고 예의바른 청년으로 기억했다.

그가 살았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인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 주민은 26일 “아침에 나가면서 인사를 잘해서 ‘착한 청년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봉사활동도 했다는데 사람은 겉만 보고 판단할 것은 아니다. 내면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웃 주민인 60대 남성도 “(조주빈이) 집 앞에서 담배를 곧잘 피웠는데 마주치면 담배를 가리고 인사를 잘했다”며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예의가 있고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그를 기억했다.

이어 “고등학생 때부터 이 동네에서 살았을 것”이라며 “그런 사람과 한 동네에서 오랫동안 같이 살았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딸을 둔 다른 이웃도 “우리 딸아이가 오가다가 조주빈하고 마주쳤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끔찍하고 소름 돋는다”고 했다.

조씨가 거주한 빌라 주민들은 취재진의 접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빌라로 들어서는 한 주민에게 ‘평소 조주빈을 알았냐’고 묻자, 그는 손을 저으며 안으로 급히 들어갔다. 또 다른 주민도 고개만 내저으며 돌아섰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에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에 오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주민들에 따르면 경찰이 조씨의 집을 조사해간 후 지난 24일 오전 사다리차가 와서 조씨의 집에서 짐을 옮겨갔다. 이웃들은 “화요일(24일)에 이사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성년자 등 여성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만들고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씨는 이날 검찰에 처음으로 소환됐다.

앞서 경찰은 텔레그램 메신저에서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이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피의자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다.

조씨는 지난 2018년 12월쯤부터 SNS나 채팅 앱을 통해 ‘스폰 알바 모집’ 등을 올려 피해자들에게 나체 사진을 받은 뒤, 이를 협박의 도구로 활용해 성 착취물을 촬영하게 했다.

확인된 피해자만 미성년자를 포함해 74명에 이른다.

경찰은 조씨의 주거지에서 1억 3000만원 상당의 현금을 압수했다. 아직 환수하지 못한 범죄수익은 추적 중에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목에 깁스를 한 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씨가 25일 오전 목에 깁스를 한 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던 중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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