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총괄선대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황교안 총괄선대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3

최고위 개입으로 공관위 결정 번복

공천 배제 후보들 반발 “인정 못해”

黃 “다소 아쉬운 점 유감으로 생각”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미래통합당 공천을 놓고 황교안 대표의 사천 논란까지 더해지는 등 자중지란의 형국이다. 공정한 공천을 통해 정권 심판론에 화력을 집중해도 부족할 판인데, 중도층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요인을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래통합당 최고위는 25일 두 차례에 걸친 비공개 회의를 통해 공천관리위(공관위)의 결정을 뒤집었다. 민경욱 의원에 대한 인천 연수을 공천을 무효로 해달라는 공관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민 의원을 최종 공천한 것이다.

통합당 이진복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민 의원의 행위가 법률적으로 심각한 사안이 아니란 판단 아래 민 의원을 최종 후보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공관위는 민 의원이 총선 홍보물에 허위사실을 포함했다는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을 근거로 공천 취소를 요청한 바 있다.

앞서 최고위가 공천 무효 의결을 했던 부산 금정은 백종헌 전 부산시의회 의장과 원정희 전 금정구청장이, 경북 경주는 김석기 의원과 김원길 통합당 중앙위원회 서민경제분과위원장이 각각 경선을 치르게 됐다.

공관위가 후보 추천을 최고위에 위임한 경기 화성을 지역구에는 임명배 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경기 의왕과천 지역구에는 신계용 전 과천시장을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공관위 구성을 할 당시만 하더라도 공천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었다. 하지만 당 최고위가 결과적으로 지나치게 개입함으로써 공천에 혼선을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천에서 배제된 후보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경기 의왕과천 공천이 취소된 이윤정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대표는 법원에 공천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이 전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공천취소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오디션 경쟁과 투표로 선발된 후보를 공천 취소한 기준과 원칙을 명백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인천 연수을 공천에서 민경욱 후보에게 밀린 민현주 전 의원도 “최고위가 공관위에 여러 경로를 통해 특정후보를 공천해 달라는 끊임없이 압력을 행사한 것도 모자라 공관위 최소한의 결정도 초법적으로 2번이나 뒤집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훗날 보수정권 창출을 위한 소중한 기회를 날려버린 최악의 공천으로 기록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보수 정당이 일부 패권 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모든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그날까지 당내의 모든 부조리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민 전 의원은 또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첫 번째 단수공천을 받았다가 민 후보와 경선으로 바뀌었던 과정에서도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내부적으로 한 이야기는 ‘황교안 대표가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거 하나만 들어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황 대표가 공천에 개입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에게 좀 더 매끄럽고 보기 좋은 공천이 되도록 노력했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 생긴 걸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