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네이버 뉴스 댓글 이력 공개, 악성 댓글 추방하는 계기가 되길
[IT 칼럼] 네이버 뉴스 댓글 이력 공개, 악성 댓글 추방하는 계기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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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3월 19일부터 댓글 작성자의 활동이력과 직접 등록한 아이디와 사진도 공개했다. 네이버는 이전까지 본인이 쓴 댓글 공개 여부를 본인이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댓글이 강제로 공개된다. 여기에 댓글과 댓글 수, 받은 공감수도 모두 노출된다. 최근 30일간 받은 공감 비율과 본인이 삭제한 댓글도 전부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네이버는 뉴스 외 블로그나 포스트 등 댓글에서는 해당 댓글 이력 공개 정책을 적용하지 않는다.

네이버는 댓글 이력 공개뿐만 아니라 댓글 활동도 일부 규제한다. 네이버에 가입한 후 7일이 지난 시점에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사용자 식별이 어려운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입한 네이버 아이디는 뉴스 댓글 활동을 제한했다. 가입한 뒤 짧게 악플을 단 후 아이디를 해지하거나 휴면으로 전환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한 특정 댓글 작성자 글을 차단하거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 악성 댓글 작성자를 판단하고 필터링하는 기능도 도입한다. 

네이버 뉴스는 현재 한국 온라인뉴스 시장 점유율 중 75%로, 온라인뉴스 유통 및 온·오프라인 여론의 흐름을 좌우하고 있다. 반면 온라인뉴스 유통의 독점적 위치에 서면서 댓글은 세대·지역·이성·정파 등 온갖 사회 갈등의 각축장 역할도 한다. 당초 도입 취지는 건강한 공론장의 활성화였지만 악성 댓글이 판치면서 혐오와 인신공격의 온상이 됐다. 비속어, 허위 정보를 쏟아내고 극단적인 정치적 편향을 부추겼다.

국정원·국방부 여론조작 사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중국발 여론공작 논란, 이른바 ‘차이나 게이트’로 네이버 뉴스 댓글의 신빙성은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에는 악플에 의한 잇따른 연예인 자살사건으로 네이버·카카오는 연예뉴스 댓글을 폐지한 바도 있다.

네이버의 이번 준실명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정책 도입은 일단 악플과 댓글 조작을 효과적으로 차단되고 있는 듯 보인다. 일부 악플러는 댓글 이력이 공개돼 합리적 근거 없이 욕설과 비방을 일삼는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쉽다. 개인 정보는 보호받는다고 하더라도 명예 훼손 등 법적으로 제재를 받을 확률도 높다. 실제 이번 조치 시행전후 자신의 기존 댓글을 스스로 삭제하는 사례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네이버가 뉴스 댓글 이력을 공개하기로 한 날 하루 전인 18일, 자진 삭제 댓글 수는 8만 1217개다. 전일(6만 6826개) 대비 21.5% 증가했다. 댓글 자체도 줄었다. 18일 댓글 수는 55만 9570개로 전일 대비 1만 8675개 감소했다. 댓글 작성인은 전일 대비 7459명 줄었다. 네이버의 댓글 이력 공개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우려가 있지만 인격권을 말살하는 악플을 줄이고 총선 정국에서 왜곡된 정치적 이슈를 벗어나게 하는 의미 있는 조치이다. 건전한 소통, 발전적인 비판이 있는 성숙한 인터넷 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다. 이런 점에서 네이버의 댓글 이력 공개는 늦은 감이 있지만 투명성 강화로 악성 댓글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번 조치가 온라인 여론을 자정하는 역할을 다하길 기대한다. 

그러나 이력 공개에도 불구하고 악플러들이 또 다른 수단으로 악플을 만연시킬 수 있다. 악성 댓글을 추방하고 양방향 소통 수단이자 여론 공론장이라는 댓글의 본래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강력한 정책과 기술적 대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도입해야 한다. 또한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가 우리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만큼 올바른 댓글 문화를 위한 교육 강화와 대대적 캠페인 전개 등 인식 전환을 위한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포털도 댓글의 순기능을 강화하면서 역기능은 줄일 수 있도록 댓글 기능을 더욱 개선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포털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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