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질병과의 전쟁으로 점철되어 온 인류의 역사에서 전염병 ‘100년 전쟁’을 치러온 20세기를 지나 맞이하고 있는 21세기에도 전염병과의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발표한 최근 100년간 유행한 10대 전염병(사망자 기준)에서 1918년 발생한 스페인독감, 2003년에 풍미한 사스(SARS)와 2009년 발발한 신종플루 등 8종이 RNA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 질병이었다. 그리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파돼 우려와 공포를 유발하고 있는 코로나19도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이다.  

WHO에서 질병이 전 세계적으로 전파돼 다른 나라 공중 보건에 위험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해 왔는데, 지난 1월 30일 코로나19에 대해 여섯 번째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리고 3월 11일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게브레예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발표하며 코로나19에 대해 감염병의 세계적대유행인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Pandemic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pan’은 ‘모두’, ‘demic’은 ‘사람’을 지칭하는 말로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전파되어 모든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팬데믹은 WHO에서 공표해 시행하고 있는 ‘전염병경보’ 1~6단계에서 최고 경고 등급인 6단계를 일컫는다. 전염병경보 단계에서 1단계는 야생 동물 사이에만 전염되는 상태로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 수준이고, 2단계는 가축화 동물 사이에서 전염되다가 일부 사람들에게도 전염되는 수준이며, 3단계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염이 증가해 집단발병이 시작되는 아우트브레이크(Outbreak) 상태이다. 4단계는 사람들 사이에 전염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에피데믹(Epidemic) 단계로 2003년의 사스(SARS)가 그 실례이다.

세계적 유행병으로 확산되는 팬데믹의 시작인 5단계는 전염병이 널리 확산되어 같은 대륙(권역)에서 2개국이 넘게 질병이 유행하는 전염병의 대유행 임박 단계이며, 6단계는 5단계를 넘어 다른 권역의 국가에서도 추가로 전염이 발생한 상태를 말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고 있는 코로나19는 6단계에 해당되는 바이러스 감염 전염병이다. 

WHO에서 선포한 팬데믹의 사례로는 홍콩독감, 신종 인플루엔자(신종플루) 그리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는 고로나19(COVID-19)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의 감염 경로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분비되는 비말(飛沫)이나 바이러스가 묻은 오염된 손의 접촉 등이다. 

1968년 홍콩이 발원지로 발발한 홍콩독감은 H3N2 유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감염으로 발생해 10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홍콩독감의 증상은 고열, 전신 근육통, 심한 피로감 유발 등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멕시코가 발원지로 알려진 H1N1 유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발한 신종플루로는 1만 8500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종플루의 증상은 발열, 기침, 인후통, 무력감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武漢)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으로 3월 23일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 34만 1408명 중 1만 4748명(사망률 4.32%)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8961명이 확진돼 그 중 113명(사망률 1.26%)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증상은 고열, 기침, 인후통 등으로 나타난다.   

WHO에서는 2월 28일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자신과 다른 사람을 보호할 수 있는 예방 개인수칙으로 ▲비누나 알코올 성분의 손 세정제로 손을 자주 씻고, 오염된 것을 만진 손으로 얼굴 만지지 않기 ▲소독제로 주방이나 사무실 책상 등을 정기적으로 닦기 ▲보건 당국이나 WHO처럼 출처가 믿을 만한 곳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정보 얻기 ▲열이 있거나 기침이 있을 경우 여행 피하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경우 소매나 휴지에 한 뒤 손을 바로 씻고, 사용한 휴지는 휴지통에 바로 버리고 뚜껑 닫기 ▲60세 이상 고령이거나 호흡기 질환 등을 앓고 있을 경우 사람이 많은 곳 피하기 ▲몸이 좋지 않을 경우 병원에 바로 가지 말고, 자택에 머물면서 의료진에 전화하기 ▲아플 경우 집에서 가족과 식사와 수면을 따로 하고 식기도 따로 사용하기 ▲호흡 곤란 시 의료진에 전화해 바로 치료받기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지역에 있을 경우 일터와 학교, 종교 모임 같은 곳에서 건강을 지킬 방법을 논의하기 등의 10계명을 제안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예방 개인수칙을 바탕으로 가족, 친지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대응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자.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