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용 칼럼니스트 

 

코로나19로 프랑스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3월 16일부터 무기한 휴교를 발표했다. 휴교 이유로 ‘청소년 및 청년들이 바이러스를 가장 빨리 전파할 수 있어 그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가족과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미국의 일부 주도 휴교에 동참했다. 필리핀조차 4월 12일까지 휴교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2주간 휴교를 연장해 4월 6일 개학하기로 했지만, 그 날짜에 개학할 수 있을지 의문과 걱정이 앞선다. 

교육법에는 ‘법정 수업일수’가 정해져 있다. 초·중·고교는 연간 190일, 유치원은 180일이다. 교육부는 3주일 이내 휴업을 1단계, 4~7주 휴업을 2단계, 8주 이상을 3단계로 정해 ‘휴업단계 3단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1단계는 수업일수는 감축하지 않고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을 줄인다. 2단계는 수업일수를 10% 감축하고, 3단계는 ‘휴업 장기화 대책’을 별도로 만든다.

2009년 신종플루 사태 때 1주일간 휴교를 했는데 방학을 줄이지 않고 1주일간 수업일수를 단축했던 기억이 있다. 4월 6일 개학은 2단계로 수업일수 10%인 19일 이내에서 감축할 수 있어 교육부는 10일을 줄여 교육과정을 다시 짜도록 했다. 수업일수도 줄이고 방학도 조금씩 줄인다는 계획이다. 프랑스처럼 코로나19가 잡힐 때까지 무기한 휴업에 돌입하는 3단계는 전 세계적인 천재지변급 상황이라 수업일수가 무의미하다.

수업 진도는 수학여행, 수련회, 특별활동발표회, 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체육대회 등 수업 외 행사를 제외해 맞추면 된다. 가장 큰 문제가 고3 학생이다. 줄어든 수업만큼 수능 출제범위를 줄이고 내신으로 가는 수시를 줄이고 정시를 늘려 온라인 강의를 통해 수능을 대비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현 고3에겐 불행한 일이지만 전 세계적인 팬데믹이라 어쩔 수 없다. 코로나19가 통제되는 상황이 와 늦게라도 개학하면 토요일까지 등교해 진도를 맞추면 된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대구·경북이 줄어들면서 안도하나 했는데 오히려 수도권에서 콜센터, 피시방, 교회 등을 중심으로 한 집단감염이 최근 불거지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4월 6일 개학 후 문제가 더 심각하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위생 관념이나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아이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게 뻔해 비말로 인한 감염이 급속도로 퍼진다. 학교급식을 통해 뷔페처럼 집단감염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종교시설처럼 밀폐된 교실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학급 전체가 확진자가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교실이 폐쇄되는 것은 물론, 그 교실에서 수업했던 교사와 같은 교무실 소속 교사들도 자가격리가 된다. 교사나 학생이 확진자가 되면 그 교사나 학생들의 가족들까지 당연히 자가격리가 되며 사회적 감염으로 이어진다. 2주간 폐쇄하는 학급, 학교가 늘어나 개학이 섣불렀음을 자인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대구의 17살 고등학생이 코로나19와 연관된 듯한 폐렴으로 사망했고 유명한 젊은 BJ마저 급성폐혈증으로 사망했다. 젊은층은 바이러스 등 외부 병원체가 몸에 들어왔을 때 체내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사이토카인 폭풍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돈다.

유치원 교사와 원생까지 감염이 된 상태에서 우선순위가 학교와 공부가 아니다. 건강을 잃으면 공부가 아무 소용이 없다. 

4월 6일에 개학을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선행돼야 한다. 첫째, 마스크가 매일 1인 1매씩 충분히 보급돼야 한다. 1인당 주 2개의 마스크로 주5일 등교하는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와 동떨어진다. 두 번째, 코로나19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1학기 내내 휴교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유치원, 초등학생이 감염되면 부모들까지 생계를 팽개치고 아이를 돌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 부모, 일가친척으로 전염은 더욱 빨리 진행된다. 세 번째, 개학을 강행한다면 학년별 점심시간을 3교시 후, 4교시 후, 5교시 후로 달리해 최대한 거리를 두어 식사를 하게 하고, 교실 내 책상 거리도 떨어트리고 개인 간 접촉을 가능한 범위에서 막아야 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1~2명 선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라도 되지 않으면 학교 개학은 무기한 연기가 맞다. 4월 6일 개학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폭탄을 학교에 떨어트려 코로나19 확산의 또 다른 기폭제가 될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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