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시민당 정도상 공천관리위원장(공관위)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공관위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더불어시민당 정도상 공천관리위원장(공관위)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첫 공관위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1

비례 후보 ‘졸속 검증’ 우려

권인숙,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열린민주당과 표 분열 가능성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참여하는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시민당)의 4.15 총선 비례대표 후보 명단이 결정됐다. 다만 당초 약속했던 소수정당 공천이 제외되면서 소수정당 4곳 가운데 2곳이 이탈한 가운데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정당이라는 색채가 강해지고 있다.

시민당 최고위원회는 24일 공천관리위원회가 심사한 비례대표 후보자 35명의 순번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 1시 권리당원과 대의원 100명이 참여하는 선거인단의 모바일 찬반 투표를 거치면 이 명단은 그대로 확정된다.

시민당이 자체 공모한 시민사회 후보가 1∼4번과 7∼10번에, 소수정당인 기본소득당·시대전환 추천 후보가 각각 5·6번으로 당선안정권에 자리 잡았다.

민주당에서 온 비례대표 후보들은 11번부터 30번까지 이름을 올렸다. 그 밖에 시민사회 추천 후보 등 5명이 순위승계 예비자로 포함됐다.

시민당의 비례대표 명단 중 시민사회와 소수정당 후보들의 경우 일주일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후보 공모부터 심사까지 마무리하면서 졸속 검증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신현영 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전날 오전 공공의료 분야 추가 공모에 후보 신청을 해 하루 만에 비례 순번 1번을 받았다.

비례 순번 3번인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시민당 공천이 정해진 뒤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직선거법상 공공기관장의 사퇴 시한(3월 16일)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시민당은 후보들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고 하지만, 시민사회 공모 후보나 소수정당 후보의 경우 지난 22일 공모 마감 이후 21∼23일 사흘간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만 세 차례 진행됐다.

이에 대해 민주당 출신의 시민당 비례 후보들도 22일 성명에서 “많은 당원·지지자들은 과거 행적을 알 수 없는 ‘듣보잡(‘듣지도 보지도 못한 잡스러운’이라는 의미의 속어)’ 후보들에게 왜 표를 줘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당에 참여했다가 후보에서 배제된 ‘가자평화당’과 ‘가자!평화인권당’은 비례연합정당 플랫폼이 소수정당들을 이용만 하고 배제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민당은 이들 정당의 후보가 검증 기준에 못 미쳐 탈락했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 외에 원외정당 2곳만 참여하게 되면서 사실상 ‘비례민주당’이 아니냐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이와 관련, 민주당과 비례연합정당 구성을 논의하다가 무산된 미래당의 오태양 대표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시민당에 참여하는 소수정당은 2개밖에 없다. 그냥 민주당의 위성정당이라고 해야 된다”며 “위성정당을 추진하는 집권여당에 회초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봉주 전 의원과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창당한 열린민주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발표하면서 지지층의 표 분열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어 시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열린민주당과 총선 이후 연대 가능성을 닫아둔 것은 아니지만 열린민주당이 민주당 지지층의 표를 잠식할 경우 시민당의 민주당 비례 후보들이 당선권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에 대해 시민당 최배근 공동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표 분산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윈윈 게임은 될 수 없고 제로섬 게임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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