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다이=AP/뉴시스]21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에서 2020 도쿄올림픽 성화가 일반에 공개돼 성화를 보려는 주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2020.03.21.
[센다이=AP/뉴시스]21일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에서 2020 도쿄올림픽 성화가 일반에 공개돼 성화를 보려는 주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2020.03.21.

1만명 참여 예상했던 성화봉송 현장엔 5만 2천명 모여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 올림픽 통한 대지진 극복 ‘꿈’

올림픽 연기 여론 63%… 10명 중 7명, 개최 비관론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하루가 다르게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이 대규모 올림픽 성화 봉송행사를 진행하는 등 방역에 역행하고 있다.

일본은 자국내 여론과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21일 성화 진열행사를 진행했고, 당초 1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됐던 현장에는 5만 2천여명의 관객이 집결했다.

이날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 성황봉송이 진행됐고, 많은 인원이 몰려오는 바람에 소동이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현장에 참여한 일본 국민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500m에 달하는 줄에 몇 시간씩 대기했다가 성화대에서 불타는 성화를 사진으로 담았다고 보도했다.

당초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성화 도착식과 봉송 행사에 필수 인원만 참석한 채 조용히 진행할 예정이지만 예상하지 못한 인파가 몰렸다. 봉송행사는 22·23일 이와테현, 24·25일 후쿠시마현을 지나 오는 26일 도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모였다며 너무 많은 사람이 몰리면 전시회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일본이 3월 1일에 강행한 도쿄마라톤. (출처: 연합뉴스)
일본이 3월 1일에 강행한 도쿄마라톤. (출처: 연합뉴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우려에도 오는 7월로 예정된 올림픽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밝힌 바 있다. 지난 1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참의원 총무위원회에서 “(올림픽) 규모는 축소하지 않고 관객도 당연히 함께 감동을 맛볼 것”이라며 올림픽 개최의지를 분명히 했다.

일본은 이번 올림픽을 통해 지난 2011년 발생했던 동일본대지진의 피해를 극복하는 디딤돌로 삼을 계획이다. 성화봉송도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후쿠시마현·미야기현·이와테현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성화의 이름도 ‘부흥의 불꽃’이다.

반면 일본올림픽위원회(JOC) 내부에서 올림픽 연기론이 나오고 있다. 야마구치 가오리 JOC 이사는 지난 20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선수들이 만족스럽게 준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오는 27일 예정된 JOC 이사회에서 연기하자는 의견을 밝힐 생각이라고 밝혔다.

야마구치 이사는 “전 세계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올 7월 개최하는 것을 누가 반기겠느냐”면서 “전쟁에 비유되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일본이 지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JOC나 선수들 사이에는 연기해야 한다고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자국내 국민 여론도 올림픽 반대 의사가 더 높다. 지난 15일 아사히 신문이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 중 63%였다. 이틀 후 교도통신이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도 69.9%가 예정대로 치를 수 없을 것이라고 비관했다.

다테다 카즈히로 일본 감염증 학회 이사장은 이번 성화봉송 행사에 대해 “야외에서 장시간 기다리는 건 코로나19 감염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사진)에서 70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크루즈선의 감염자는 총 355명으로 늘었으며 일본 내 전체 감염자는 408명으로 증가했다. (출처: 뉴시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사진)에서 70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됐다. 이에 크루즈선의 감염자는 총 355명으로 늘었으며 일본 내 전체 감염자는 408명으로 증가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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