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태고종 제26대 총무원장 편백운스님(왼쪽)이 불신임을 당했음에도 자신을 태고종 총무원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제27대 호명스님 집행부가 공식 출범했다. ⓒ천지일보DB
한국불교태고종 제26대 총무원장 편백운스님(왼쪽)이 불신임을 당했음에도 자신을 태고종 총무원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제27대 호명스님 집행부가 공식 출범했다. ⓒ천지일보DB

“배임·횡령 고소 무혐의 결론 났다”
총무원장으로의 직무 복귀 주장해
“현 총무원장 호명스님은 사퇴하라”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회계 부정, 문서 위조 등으로 탄핵당한 한국불교태고종 전 총무원장 편백운스님이 20일 “중앙종회(국회 격)의 총무원장 불신임안은 원천무효”라며 또다시 총무원장으로의 직무 복귀를 주장하고 나섰다.

편백운스님이 호명스님의 사퇴와 직무 복귀를 주장하면서 태고종 사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편백운스님은 이날 강원도 춘천시 석왕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 중앙종회가 나를 업무상 배임 및 횡령으로 고소한 건은 지난해 4월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탄핵 사유가 명백히 부당하고 무효라는 결론에도 현 총무원장 호명스님은 참회나 승복의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적반하장격으로 본인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편백운스님은 “밀실에서 야합으로 총무원장에 당선됐다고 총무원 청사에 난입해 종권을 탈취한 호명스님이 과연 정당성이 있는지 종도 여러분이 냉정하게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불법으로 총무원장에 선출된 호명 스님의 종무행정 행위는 불법이며 무효”라며 “종단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분열을 일으킨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호명스님은 올해 6월 새롭게 치러진 선거에서 제27대 총무원장에 당선됐다. 그러나 지난 3월 회계 부정, 문서 위조 등으로 종단 중앙종회에서 탄핵 당했던 편백운스님이 탄핵 무효화를 주장하며 총무원 건물 점거에 들어가면서 태고종은 1종단 2총무원장 양상을 보였다.

종도들의 불편과 혼란이 가중되자 양 집행부는 중앙종회를 열고 국회의원장 격인 중앙종회의장 등을 선출했다.

이런 가운데 호명스님 측은 편백운스님 등을 상대로 방해금지가처분, 태고종 총무원장 당연직인 한국불교태고중앙회 이사장의 직무집행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을 냈다.

이후 법원에서 인용 결정을 받아낸 호명스님 집행부는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사간동 총무원 앞에서 건물 내부에 있는 편백운스님 측에 강제 진입 계획을 알린 뒤 출입문을 뜯고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실력 행사가 예상되며 긴장이 고조됐지만, 우려와 달리 편백운스님은 호명스님과 대화 끝에 자진 퇴거하기로 결정하면서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이로써 태고종의 내분 사태는 9개월 만에 일단락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