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순천대학교에서 열린 도올 김용옥 교수의 특강 ‘우리 학생,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사진제공: 전남교육청)
16일 순천대학교에서 열린 도올 김용옥 교수의 특강 ‘우리 학생,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사진제공: 전남교육청)

“신천지 무섭고 미운가? 공격하는 기성교단
세습 일삼고 헌금·교회출석 강요한 게 잘못”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철학자 도올 김용옥(72) 교수가 “지금 한국 기독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보다 더욱 사악한 ‘구약(舊約) 코로나19’에 감염돼 이성이 마비된 상태”라며 “예수가 중계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신약(新約), 즉 ‘사랑의 계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일 보도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기독교계가 교인을 오도(誤導: 어떤 대상을 그릇된 길로 이끄는 것)하고 있다며 “이는 신약 성경, 즉 복음서를 제대로 읽은 목회자가 드물기 때문이며, 성서를 도외시한 채 교조화한 조직 신앙에만 매몰돼 예수의 사상과 실천 가운데 일부 파편만 남은 설교를 목사끼리 서로 복제만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된 소신도 밝혔다. 코로나19 집단 감염 문제로 정부가 수차례 종교집회 자제 요청에도 일부 교회가 예배를 강행한 일에 대해 김 교수는 “이는 이성을 마비시킨 광신 때문”이라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협조하는 게 사랑이고, 사랑이 종교의 정신인데 그릇된 판단을 확신하고 그게 신앙의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있다. 미친 나라다”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기독교계가 신천지를 집중 공격하고 있는 일에 대해선 “계속 교인을 빼내 가던 신천지가 기성 교단은 무섭고 미웠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좋은 환경을 만들어놓은 건 세습을 일삼고 헌금, 교회 출석을 강요하는 대형 교회들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선 기독교계는 원조 예수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천지를 매도하고 계보를 뒤져봐야 소용없다”며 “예수를 바로 알고, 그 예수를 자신의 삶의 가치로 내면화시키고, 교회 바깥에서 생활 속 운동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새로운 세상이 오려면 인간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며 “멀쩡한 사람을 병자로 만든 뒤 약을 주는 게 지금의 기독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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