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수도권 공동방역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맨 왼쪽),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지난 1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수도권 공동방역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맨 왼쪽), 박원순 서울시장(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우리나라 국민은 참 지도자 복이 없다. 역대 대통령 중 퇴임 후 질책 받지 않는 지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정도가 거의 유일하다. 그 외는 비리와 무능, 인권탄압, 민주주의 역행, 헌법유린 등으로 도마에 올랐다.

어쨌든 이 또한 단 기간 경제성장의 부작용이자 민주주의 정착 과정이라 믿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딛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을 때 모든 국민이 정의로운 나라 공정한 나라를 기대했다. 출발은 요란했다. 남북정상회담, 곧 이은 남북미 정상회담까지 금방 한반도 통일이 이뤄질 것 같았다. 그러나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것 없다던 말 그대로 비핵화 개념도 정리 되지 않은 남북미의 한반도 비핵화 논의는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이제 거기에 기대를 거는 이도 없다. 일자리 정부를 외쳤지만 최저임금 상승, 법인세 인상 등 기업을 죄는 통에 일자리는 날로 줄었다. 코로나19가 시작되자 ‘과할 정도로 관리하라’던 대통령은 정작 감염원인 중국인 입국금지조치는 하지 않았다. 그러다 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이 터지자 여당 언론 할 것 없이 자국민인 신천지 신도만 과할 정도로 탄압했다.

대통령, 복지부 장관이 이러니 지자체장은 한술 더 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천지 명단 압수수색에 발 빠르게 나서더니 곧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로 고발했다. 쇼가 어느 정도 통해 지지율도 살짝 올랐다. 박 시장은 신천지를 ‘코로나 소굴’이라고 표현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몸소 신천지 총회에 경찰을 대동하고 가서 명단을 압수하고 대권후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지사는 처음 700여명의 신천지 신도 유증상자 중에 600여명은 양성으로 나올 것이라 확신했다.

이렇게 신천지를 극악무도한 죄인 취급하더니 검찰조사 결과가 나왔다. 각 지자체에 제출된 명단과 과천 신천지 총회 본부의 명단이 일치했다. 신천지에서 감춘 교인이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거기에 7만여명의 서울경기 신천지 신도 전수 코로나 검사 결과는 서울 추가 2명, 경기 0명이다. 서울 신천지 신도들의 검체 검사 수 대비 양성 확진율(0.24%)은 국내 전체 검체 검사 대비 양성 확진율인 3%의 12분의 1 수준이다. 그러는 사이 구로콜센터에선 무더기 확진자가 나왔다. 여기서도 신천지 신도 모두 음성이 나왔는데도, 음성이 나온 신천지인만 추가 항체검사를 한다는 황당한 소리도 들린다.

며칠 새 확진자가 두 자리로 줄어들자 대통령과 지자체장들이 나서 또 방역 모범국가라며 온갖 자화자찬을 해대더니 다시 세자리가 됐다. 지금이 방역 잘한다고 자화자찬할 땐가. 통계의 상당부분도 줄 세워 멀쩡한 신천지 신도들을 단기간에 빨리 진단한 덕에 나타나는 착시효과다. 실제 증상 있는 사람들은 신천지 신도가 아니라고 검사를 받고 싶어도 안 해줬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감염원 차단이라는 기본 방역원칙도 지키지 않아 국민 100여명이 코로나로 목숨을 잃었으니 미필적 고의 살인죄는 문재인 대통령과 박능후 장관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허투루 들어선 안 될 것이다. 그리고 우한 코로나는 입도 뻥끗 못하면서 애먼 자국민을 코로나 소굴로 몰아 정치적 입지를 세우기 위해 명단이 틀리다느니, 강제조사를 해야 한다느니 온갖 쇼를 해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혼란을 부추긴 지자체장은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다.

지도자가 부족하면 언론이라도 똑똑해야 할 텐데, 이번 코로나 사태로 정부 입맛 맞추느라 치졸한 행각을 벌이는 언론의 적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러니 참 복이 없는 국민 아닌가. 지도자도 소경이고 소경이라고 지적해야 할 언론마저 소경이 돼 혼란만 일으킨 셈이다. 세상만사 사필귀정이라 했으니, 이번 코로나19로 드러난 이 나라 정치인과 언론의 적폐는 그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이다. 민심이 천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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