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신도와 가족 등 40여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6일 경기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은혜의 강 교회에서 신도와 가족 등 40여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6일 경기 성남시 은혜의 강 교회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6

지자체 자제 권고에도 예배 강행

잇단 집단감염… 3차감염 현실화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교회를 매개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지자체에 따르면 종교시설 관련 소규모 집단발병은 모두 7곳으로 확진자는 140여명에 달한다. 장소는 주로 개신교 교회와 성당등이다.

정부나 지자체의 자제권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중소형 교회들이 현장예배를 고집하고 있다. 국민 사이에서는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들에 대한 비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왜 교회들은 현장 예배를 고집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 재정난과 교인이탈 우려 커

정부나 지차체의 자제 권고에도 예배를 강행하는 이유에 대해서 대다수 교회들이 ‘신앙’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그 이면엔 재정난과 교인 이탈에 대한 우려가 자리 잡고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목사는 16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큰 교회는 온라인 예배가 가능하지만 작은 교회는 그런 체계가 구축돼있지 않다”며 “대다수가 고령의 어르신들이라서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사는 “교회 임대료에 헌금을 보탰었는데 예배를 중단하게 되면 당장 임대료 내는 것도 힘들어진다”고 하소연했다.

예배가 중단되면 교인들의 발걸음이 아예 끊길까봐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 김종준 목사는 최근의 예배 설교에서 “코로나 사태로 가정에서 예배드리는 것이 사실은 심히 위험스럽다”며 “왜냐하면 이 시대가 교회를 출입하지 않고 교회를 나오지 않고 혼자 믿겠다는 가나안 신자들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의 말처럼 한국교회는 꾸준히 교인들이 감소하면서 교회 운영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1200만을 자랑하던 한국교회의 교세는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967만으로 줄었고, 현재 출석교인으로 따지면 500만명이 안될 것이란 내부 중론도 있다.

◆ 예배 중단 머뭇거리다… 집단감염 현실화

하지만 최근 교회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오면서 예배를 강행해선 안된다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욱이 사람이 많이 모일 수밖에 없는 교회 등과 같은 종교시설의 경우 발병률이 30~40%에 달하는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예배 중단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 내 집단감염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부산 온천교회다. 지난달 3일 부산 지역 코로나19 확진자 38명 중 온천교회 신도는 22명이었고, 15일 기준 부산 106명 확진자 가운데 온천교회 관련이 34명으로 증가했다. 부산시는 예배 등으로 인한 집단감염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경기도 성남 은혜의강 교회에서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목사 부부와 신도 등 49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종교시설을 매개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중 신천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문제는 이러한 교회로 인한 지역 감염이 이뤄지면서 3차 감염도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남시에 따르면 은혜의강 교회 신도의 이웃인 75세 여성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결국 경기도는 코로나19 감염예방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교회 137곳에 대해 집회 제한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예방수칙 위반 시 집회를 제한하기로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집단예배를 한 곳이 무려 137곳이었다”며 이같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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