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과 악’ 나는 어떤 소원 빌었나
‘선과 악’ 나는 어떤 소원 빌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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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탈을 쓴 악귀 진종현 회장 (출처: tvN 드라마 '방법' 스틸컷) ⓒ천지일보 2020.3.18
인간의 탈을 쓴 악귀 진종현 회장 (출처: tvN 드라마 '방법' 스틸컷) ⓒ천지일보 2020.3.18

오컬트 드라마 한국 휩쓸어
‘영적인 소재’ 대중 관심 커
점점 강한 악귀 등장하기도
SNS 저주글 악의 씨앗 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영적 소재를 다룬 ‘오컬트’ 드라마가 꾸준히 인기다. tvN 드라마 ‘도깨비’는 물론, 망자들이 이승에서의 원한을 풀고 가는 곳인 ‘호텔 델루나’, 악마에게 영혼을 판 스타 작곡가 이야기인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등 시즌마다 다양한 소재가 안방극장에 찾아오고 있다.

‘오컬트(occult)’란 과학적으로 풀어 설명이 불가능한 초자연적 현상을 말한다. 예컨대 신이나 악마, 천사, 정령, 점술, 초능력, 마법(마법사, 마술사) 등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대부분이 포함된다. 오컬트를 풀어내는 각종 책이 인기를 끌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각종 도구로 마음의 평안을 얻기도 한다.

◆‘저주술’ 시대 따라 변모

오컬트 드라마의 단골 소재는 ‘선과 악’이다. 그런데 갈수록 더 강한 악의 힘을 가진 존재가 나온다. 악의 근본 힘은 저주·시기 등이며 시대에 따라 악의 힘이 강해져왔다.

실제 역사 속에서도 ‘저주술’이 있었다. 조선시대 장희빈의 인현왕후(仁顯王后) 민씨에 대한 저주가 유명하다. 장희빈은 인현왕후를 저주하기 위해 꼭두각시와 동물의 사체 등을 중전의 거처인 통명전 주위에 묻었다.

숙종실록(숙종 27년 9월 23일자)에 따르면 “희빈에 속한 것들이 항상 나의 침전(寢殿)에 왕래하였으며, 심지어 창에 구멍을 뚫고 안을 엿보는 짓을 하기까지 하였다… 지금 나의 병 증세가 지극히 이상한데, 사람들이 모두 말하기를 ‘반드시 귀신의 재앙이 있다’고 한다”고 상세히 기록돼 있다.

무당의 딸로 태어난 10대 소녀인 방법사(출처: tvN 드라마 '방법' 스틸컷) ⓒ천지일보 2020.3.18
무당의 딸로 태어난 10대 소녀인 방법사(출처: tvN 드라마 '방법' 스틸컷) ⓒ천지일보 2020.3.18

오컬트 드라마의 저주술도 상당히 치명적이다. 사람 속의 악한 마음으로 힘이 더욱 강해지는데, tvN ‘호텔 델루나’에 나오는 악귀가 그랬다. 호텔 델루나의 사장인 장만월(이지은)은 원래 악귀가 될 뻔했는데 마고신이 그를 델루나에 묶어뒀다. 천년을 살아온 장만월 조차 쉽사리 건들 수 없던 존재가 악귀였다.

극 중 살인마인 설지원(이다윗)은 SNS에 “나는 내 목숨을 바쳐 구찬성을 저주한다”라는 글을 올린 후 투신자살 하고 악귀가 된다. 저주의 글에는 댓글이 연이어 달리는데, 이는 악귀의 원한을 더욱더 강하게 만들었다.

최근 상영한 tvN 드라마 ‘방법’도 비슷한 요소를 담고 있다. 드라마 제목 ‘방법(謗法)’의 또 다른 의미는 저주로 사람을 해하는 주술을 말한다.

드라마 내용은 이렇다. SNS 회사인 포레스트가 사업 성공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저주의 숲’ 때문이다. ‘저주의 숲’을 이용하려면 3가지 법칙을 지켜야했다. 먼저 태그를 붙여 저주하는 사람의 사진과 함께 이름, 사연을 간단히 적은 후 주문을 외우고 업로드를 한다. 그 후 다른 사람의 동의 숫자가 올라가고 반응이 있으면 그만큼 저주가 됐다. 마치 현실 속 SNS 게시물 동의를 얻는 방식과 같은 이치였다.

천년을 살아온 호텔델루나의 사장인 장만월 (출처: tvN 드라마 호텔델루나 스틸컷) ⓒ천지일보 2020.3.18
천년을 살아온 호텔델루나의 사장인 장만월 (출처: tvN 드라마 호텔델루나 스틸컷) ⓒ천지일보 2020.3.18

◆보이지 않으면 없을까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봐야할 점이 있다. ‘저주의 숲’에 사연을 올리는 것이지만 결국은 포레스트에, 정확하게는 포레스트 대표인 진종현(성동일) 안에 깃들어져 있는 악귀에서 소원을 빌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알건 모르건 많은 이들의 마음 속 저주가 계속되고 있었다.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다. 영혼이 사람이나 물건 속에 깃든다는 이치를 믿는 이도, 믿지 않는 이도 있겠지만 분명한건 많은 이들이 오컬트라는 영적이고 신비한 힘을 궁금해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람으로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영적인 것에 의지하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SNS 라는 소재는 비슷한 점이 있지 않을까.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대리만족하기도 하고, 익명으로 어떤 사연을 올리기도 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마치 드라마 ‘방법’ 처럼 특정 대상을 저주·폄훼하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감염 사태 속의 다양한 댓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무의식에 있던 생각이 나오는 것’이라 하지 않았던가. 보이지 않는 말에도 힘은 존재한다. 이 순간, 누군가를 저주하고 있다면 나는 어떤 신에게 지금 빌고 있는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tvN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출처:  tvN 드라마 스틸컷) ⓒ천지일보 2020.3.18
tvN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 (출처: tvN 드라마 스틸컷) ⓒ천지일보 202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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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 2020-03-19 16:56:36
현제에도 영적인 존재를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