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코로나19 위기를 규제혁파의 기회로 삼아야
[IT 칼럼] 코로나19 위기를 규제혁파의 기회로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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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11일 코로나19에 대해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을 선언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지역이 확대되고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그러나 WHO사무총장이 말했듯이 코로나19가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 인류는 반드시 극복할 것이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규제혁파의 계기로 삼았듯이 현재의 위기 때 그간의 논란으로 놓쳤던 규제개혁을 이룬다면 코로나19가 극복된 후에 더 큰 기회가 올 수 있다.

메르스 사태 때 도입했던 ‘긴급사용승인 제도’로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신속 사용허가가 이루어졌다. 덕분에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많은 환자를 검진하고 있다. 우리 의료수준의 우수성과 함께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 진단키트 업체들의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수출문의도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위기 때 규제 격파를 한 결실의 한 사례이다.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도 여러 분야에서 규제의 벽이 흔들리고 있다. 중기부는 손세정제 부족현상이 나타나자 식약처 등과 논의해 식음용 에탄올로 손 세정제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의료규제, 금융규제, 교육규제 등에서도 기존에는 철벽이었던 규제가 조금씩 틈이 생기고 있다. 

정부는 전화만으로 진단과 처방을 받는 원격의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의 의료기관 방문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국내 의료법은 의사와 환자의 비대면 진료를 금지하는데 일시적으로 규제를 푼 것이다. 병의원에서 팩스로 환자가 지정한 약국에 처방전을 전달하는 방식도 도입된다. 전화 진료로 제한되긴 하지만 원격의료가 처음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ICT기반 진단시스템을 활용하는 원격의료는 환사와 의사가 거리나 시간적 제약을 넘어 의료서비스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았다. 또한 세계 최고의 우리 의료와 IT기술을 융합한 산업을 육성하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 중국, 유럽 등은 원격의료를 합법화하고 관련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원격의료를 의사나 병원 자율에 맡겼다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원격의료 우수국이 되고 고용창출과 수출 주력산업의 하나가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혁신적인 방식도 한국에서 나왔을 가능성도 높다. 

금융위원회는 현행 규정상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는 금융회사 필수인력에 한해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금융시스템 통신망분리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통신망분리는 2011년 사상 초유의 농협전산망 해킹사고 때 금융회사로 하여금 내부 통신망과 외부인터넷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통신망분리’를 의무화했다. 그러나 획일적인 규제로 인해 외부시스템과 연계가 필수적인 최신 클라우드 기술이나 핀테크 활성화는 물론 각종 신규 고객서비스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교육부는 코로나 종식 때까지 등교에 의한 집합수업 자제를 권고했다. 대신 20% 이내로 묶여있는 학기 개설 총 교과목 학점 중 원격수업 학점 제한을 올 1학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현재 교육부의 ‘원격수업 운영 기준’은 원격수업 정의, 적용 범위, 운영 규정, 교과목 제한, 평가, 점검 및 위반 시 제재 등 지침이 너무 구체적이다. 해외 대학들은 온라인 강의를 전면 도입하고 콘텐츠까지 수출하고 있다. 교육부가 상시적으로 원격수업을 대학 자율에 맡겼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현재 코로나19 위기상황이다. 반면 관련기업과 많은 국민들이 의료, 금융, 교육 등에 만연하고 있는 규제를 철폐할 적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정부가 한시적으로 규제를 허용할 것이 아니라 상시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위기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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