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전광판을 보고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전광판을 보고있다. (출처: 뉴시스)

유동성 공조에도 공포 여전
소비·투자 경기침체 고개 들어
다우 3천p↓, 2만선 붕괴 직전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지난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 이후로 최악의 폭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중심으로 글로벌 중앙은행이 일제히 유동성을 쏟아붓는 공조에 나섰음에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코로나19 공포감은 여전했다.

오히려 소비와 투자에 걸쳐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뉴욕증시가 연쇄 폭락세로 큰 충격을 벗어나지 못해 하루걸러 되풀이되는 ‘뉴노멀’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6일(현지시간) -13% 가까이 하락해 무려 3000포인트가 무너져 2만선 붕괴 직전이다. 지난주 ‘검은 월요일’과 ‘검은 목요일’의 연이은 충격에서 미처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충격파를 맞았다.

30개 초대형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지수는 2,997.10포인트(-12.93%) 떨어진 20,188.52에 거래를 마쳤다. -22.6% 낙폭을 기록한 블랙먼데이 이후로 최대 낙폭이다. 지난달 12일만 해도 29,551까지 오르면서 3만 고지를 눈앞에 뒀던 다우지수였다. 불과 한 달 남짓 만에 1만 지수나 떨어져 2만선도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24.89포인트(-11.98%) 내린 2,386.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970.28포인트(-12.32%) 떨어진 6,904.59에 각각 마감했다.

개장 직후 S&P 500지수 기준으로 7% 이상 급락하면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주가 급등락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15분간 매매를 중단하는 제도로, 일주일새 세 번째나 발동됐다.

시장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이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끝나겠느냐는 질문에 정말 훌륭하게 일을 한다면 위기가 7월이나 8월에 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가 계속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경기침체로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경기침체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름을 부은 셈이다.

국제유가 폭락세도 계속 이어지면서 배럴당 30달러선이 무너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9.6%(3.03달러) 미끄러진 28.70달러에 거래를 마쳐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5시 50분 기준 배럴당 12.02%(4.07달러) 급락한 29.7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값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2.0%(30.20달러) 떨어진 1,486.5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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