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수 한체대 스포츠언론정보연구소장

코로나바이러스에 직격탄을 맞은 스포츠계가 깊은 잠에 빠졌다. 선수, 감독, 스폰서, 스포츠팬들 모두 사실상 활동을 정지한 모습이다. 자고 일어나면 어느 대회가 취소됐느니, 무기 연기됐느니, 무관중 경기로 치르니 야단이다. 개인들이 휴대한 스마트폰을 통해서는 각 시, 구청의 확진자 동선을 알려주는 안전 안내문자가 쉴 새 없이 날아온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만든 안타까운 풍경이다.

필자와 친한 한 농구인은 숨을 죽이며 ‘방콕’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예정대로라면 일본에 가서 시니어농구대회 친선경기를 해야 하는데, 일본에서 입국을 거부할 것 같고, 설령 출국하자니 돌아올 때 2주간 자가 격리될 것이 걱정돼 아예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며 한국아버지 농구협회에서 동호인 농구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윤진구 전 한국은행 센터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원망하는 말을 거침없이 토했다. 그에 따르면 매주 체육관에서 갖던 국내 시니어 농구경기도 코로나 때문에 중단한 지 꽤 됐다고 한다. 실내체육관에서 몸 접촉이 많은 농구경기라 잘못하면 바이러스의 ‘배양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의료진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손을 자주 씻고, 증상을 보이는 사람과 접촉하지 말고, 손세정제와 소독제를 활용해야 한다고 권한다. 특히 젊은 사람들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 더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라는 주문이다.

전혀 알 수 없는 신흥질병은 치료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고 예방조치마저 취하지 않는다면 단숨에 사회 전체로 퍼져 나갈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충분히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 의료진들의 판단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일반인들이 무증상이라면 전염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최근 대부분의 언론들에 의해 보도된 바 있다. 운동을 주기적으로 하고 건강에 자신있는 스포츠인들이 무증상이라면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얘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집회에 대한 지침을 내린 바 있다. WHO는 스포츠경기 등을 개최하지 말라고 하지는 않고, 예방조치를 취하라고 권고를 했다.

사실 전염병에 대한 위험요인에서 벗어날 수 있는 완전한 환경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자연생태학자들의 보고이다. 항상 위험이 존재하고, 그에 따른 대비와 조치들을 철저히 하면서 인류는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위험한 지역에 노출되면 아무리 작은 모임이라도 그곳은 고위험군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중국에서 행해진 한 의학연구에선 가장 큰 전염이 일어나는 지역은 가정이라는 것을 보여주기도 했다. 가족의 일원이 전염병에 감염됐다면 순식간에 퍼질 수 있는 곳이 가정이기 때문이다.

요즘 NBA에선 대인간 접촉인 ‘하이파이브’나 ‘악수’ 같은 것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감염을 사전에 예방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원천적으로 스포츠를 하는 사람이 무증상이라면 일반적으로 경기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못 담글까’라는 식으로 정상적으로 해야할 일들은 해야 세상이 돌아간다. 이미 코로나 사태가 2달여간 계속되면서 국민들의 일상생활이 거의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는 아마 증상도 없는 건강한 일반인들이 더 이상 숨죽이고 살면 안 된다. 새 봄이 가까이 오면서 꽃이 피고 새가 울며 세상이 다시 활기 돋는 때이다. 한 겨울 움츠렸던 몸을 활짝 펴듯이 어차피 코로나바이러스도 때가 되면 물러날 것이다. 모든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듯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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