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1

與, 12일부터 찬반 투표 돌입

정의당, 사실상 불참 의사 밝혀

민생당, 당 내부서 의견 갈려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4.15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기정사실화 한 가운데 정의당과 민생당 등이 이런저런 이유로 참여를 못 하면서 범진보 진영이 사분오열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12일 오전 6시부터 전체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비례연합정당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불참을 공식화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호남 기반의 군소 3당이 모여 만든 민생당은 계파 간 의견이 정리되지 않고 분열이 일어나는 양상이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2월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출범하자 “꼼수‧위장‧속임수 정당”이라고 비판하는 입장이었다. 이후 미래한국당의 출범으로 원내 제1당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민주당의 입장이 돌변했다.

민주당은 권리당원 투표 제안문에서 “당은 그동안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 설립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국민 여론에 대한 부담도 있다”면서도 “연동형 비례제의 취지 훼손을 걱정하는 소수정당과 시민사회가 소수정당의 의회 진출을 보장하기 위해 우리 민주당에 ‘비례연합정당’을 제안해왔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해 당 내부에서도 명분이 없고 실익도 의심스럽다는, 반대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김해영‧설훈 최고위원이 반대 의견을 펼치고 있고, 부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한국당처럼 ‘비례민주당’을 창당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른바 표심 이탈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 비례연합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이해찬 대표는 “(비례연합정당) 앞순위는 소수정당에 배정하고 뒷 순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며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돕겠다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한 연대라는 점을 부각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해야 한다.ⓒ천지일보 2020.1.2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해야 한다.ⓒ천지일보 2020.1.21

반면 정의당은 비례연합정당 불참 방침을 확고히 굳히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은 설전을 주고받으며 감정의 골까지 깊어졌다.

비례연합정당에 찬성 입장인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심상정의 부실 상정”이라고 비난하며 “(정의당은) 오로지 자신들 당의 의석수 늘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최재성 의원은 지난 11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정의당의 지역구 후보자 추가 공모에 대해 “반동적, 보복적 정치같이 느껴지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정의당은 “전국위원회에서 (불참) 특별결의문까지 채택해 발표했다”며 “민주당 일각에서 ‘정의당도 결국 들어올 것’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점은 유감스럽다”고 맞섰다. 이어 “선거제 개혁에 함께 한 주체로서, 그리고 미래한국당이라는 위헌 조직의 탄생을 소리 높여 비판했던 정당으로서 정말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가 의문”이라고 일갈했다.

민생당은 바른미래당계와 나머지 대안신당계가 비례연합정당 참여 문제를 놓고 자중지란에 빠졌다. 바른미래당계 김정화 공동대표는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다면 중도개혁 세력을 결집시켜야 할 우리 당의 목에 스스로 칼을 꽂는 결과가 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대안신당계 유성엽 공동대표는 “반성조차 없는 적폐 세력에 또다시 1당을 내주고, 나아가 정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사실상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13일 오전 6시에 권리당원 투표를 종료하고 당일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통합당에 1당을 내줘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참여' 쪽으로 결론 날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민을위하여’와 정치개혁연합이라는 플랫폼이 만들어진 가운데 민주당의 참여가 결정될 경우 비례 순번 등을 놓고 힘겨루기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민생당 김정화 공동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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