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부산광역시의회 5대(2006년~2010년) 시의원이었던 저자는 4년 동안의 의정활동을 일기라는 형식으로 정리했다. 노동운동권 출신인 저자는 민주노동당에서 활동했으나, 현재는 탈당한 상태다.

이 의정 일기는 당시에 부산에서 있었던 현안들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저자의 솔직한 감정과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이 느껴진다. 특히 절대다수가 한나라당인 부산시의회에서 소수 진보정당 의원으로서 때로는 동료 의원들과 대립하고 때로는 협조를 이끌어내기도 하면서 4년간 치열하게 싸운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책은 의정활동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공무원들의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를 정확히 직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저자의 문제의식은 날카롭다.

설을 코밑에 두고 시도 때도 없이 부산시의 고위공직자로부터 선물이 도착하는 날이었다. 저자는 선물을 배달하러 온 택배 회사 직원에게 말한다.

“죄송하지만 보낸 사람한테 다시 돌려보내주세요.”

저자는 공직자 윤리강령에 걸리지 않는 3~4만 원대의 선물이라고는 하지만 찜찜할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질문을 던진다.

‘시의원과 공직자들은 어떤 관계에 놓여 있는가?’

이제 ‘선물’이라는 것의 본질적인 가치를 생각해 본다.

“선물을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 아무 느낌이 없다면 그것은 선물이 아니다. 더구나 때가 됐으니 보내고 올 때가 됐다 하고 받는 것은 더욱 곤란하다. 그리고 공직자들이 시의원에게 보내는 선물구입비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저자는 결국 반품이 안 된다고 떼를 쓰는 택배직원에게 한마디 남긴다.

“시민들 세금으로 사서 주는 선물은 받을 수 없어요.”

김영희 지음 / 산지니 펴냄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