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발병이 일어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3.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이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요양시설 조선족 간병인 논란일자

전국 요양시설 종사자 21만명 중

신천지 1363명만 조사하겠다 발표

“중국 다녀온 조선족 간병인부터 조사”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구·경북 요양병원 등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집단감염을 보이는 가운데 정부가 신천지 신도 중 요양시설 관련자 전수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정작 중요한 12월~2월까지 중국을 다녀온 중국인(조선족) 관련 조사는 빠져있어 정부가 또 다시 방역 책임을 신천지로 몰아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요양시설 집단감염 피해속출

1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봉화 푸른요양원을 비롯해 경산 서린요양원 등 경북 봉화·경산 일대에서 요양시설 집단감염이 속출했다. 전날 오전 10시 기준 봉화 푸른요양원이 51명, 경산 서린요양원 21명, 경산 제일실버타운 17명, 경산 참좋은재가센터 14명 등이다.

요양원·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이유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이 비율이 높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장기간 요양시설에 머문 환자의 경우 외부 출입이 잦은 의료진이나 간병인에 의해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이유로 요양시설 의료진·간병인에 대한 전수조사는 필수적이지만 문제는 코로나19의 가장 위험성이 큰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 간병인에 대한 조사는 빠지고 오히려 신천지에 대한 조사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봉화 푸른요양원. (출처: 뉴시스)
봉화 푸른요양원. (출처: 뉴시스)

◆정부, 신천지 신도만 꼽아 조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전날 전국 요양원·요양시설 종사자 가운데 신천지 신도만을 꼽아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정부가 신천지 신도 전체 명단과 요양병원·요양원 종사자 21만명을 대조한 결과 요양원·요양시설에 종사하는 신천지 신도는 1394명이었다.

이 가운데 257명은 이미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받지 않은 사람은 1137명이었다. 또한 검사자 가운데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18명이었고, 이들 중 15명은 대구, 3명은 경북 지역이었으며 이외 다른 지역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천지 신도가 아닌 교육생 중에서 간병인은 260명이었다. 이들 중 미검사자는 226명, 검사를 받은 사람은 34명이었다. 검사자 가운데 양성은 5명이었고, 지역은 모두 대구였다.

정부는 요양원·요양병원의 미검사자 1137명과 간병인 미검사자 226명 등 총 1363명에 대해 즉시 검사를 받도록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5일 오후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신천지 중국 입국자, 전염과 무관

중국 우한에서 최초 발생한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발병했다는 것은 중국에서 입국한 이들에 의해 감염됐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신천지 신도 가운데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사람은 이번 전염과 무관한 인물이었다.

중대본은 이 같은 사실을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이미 밝힌 바 있다. 당시 중대본은 “1월 이후 중국 우한을 다녀온 신천지 신도 사례 2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1명은 2월 하순에 확진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 분은 발병 시기로 봤을 때 신천지 신도 사이 유행 초기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다른 한명은 코로나19 감염자가 아니었다. 이에 대해 중대본은 “확진자가 아닌 1건은 어느 정도 (역학조사에서) 배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지난 11~1월 신천지 관련 중국 입국자는 코로나19 감염 확산과는 무관하다는 사실도 밝혀진 바 있다.

◆비교되는 국내 중국인 간병인 숫자

요양병원·요양원에서의 집단감염이 신천지와 연결되지 않고 있는데도 정부는 신천지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간병인 수를 비교할 때도 부적절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돌봄지부 박대진 사무국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직 중인 간병인 수를 포함하면 2016년 현재 3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이 중 90%인 약 27만명이 중국동포(조선족)였다.

요양병원·요양원 등 요양시설에 종사하는 신천지 신도가 1394명인 점을 고려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 2월 17일을 전후로 중국인 간병인 등을 요양병원·요양원에서 업무배제 하도록 권고를 내리고 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 정부는 계속해서 중국인 간병인에 대한 코로나19 감염여부 전수조사는 미루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가 대구 집단감염에 이어 요양시설 집단감염의 방역책임도 신천지에 씌우려는 것이 아니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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