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의 교단일기] 사교육비 줄이는 현명한 자녀교육
[최선생의 교단일기] 사교육비 줄이는 현명한 자녀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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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용 칼럼니스트 

 

중고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의 사교육비가 평균 약 50만원 정도로 조사됐다. 사교육을 안 받는 아이들까지 포함해 평균을 낸 금액이라 학부모들이 실제로 지출하는 사교육비는 이보다 2~3배는 많다. 자녀가 2명이라면 매월 최하 1백만원 이상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으니 가정 경제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는 금액이다. 잘못된 교육정책과 사회적 분위기가 사교육비를 지출하도록 요구하니 학부모도 울며 겨자 먹기로 지출하고 있다.

학교가 공부하는 곳이 아닌 내신 따기 전쟁터가 돼, 사교육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여지없이 전쟁에서 패배하니 사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다. 엄마들이 마트 계산원이나 단기 일자리에 취업하는 이유로 자녀의 사교육비를 벌려는 목적이 많다. “왜 이렇게 고생하며 사교육을 시키냐?”고 물으면 자녀들에게 나중에 “엄마, 아빠는 뭐 해줬어?”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사교육은 본인이 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어야 효과가 있으므로 아이의 생각을 먼저 묻고 원하면 보내야 한다. 싫다는 학원을 억지로 보내면 사교육비만 낭비하는 꼴이다. 공부에 소질이 없는데 학원을 보낸다고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스스로 공부해도 성적이 오를 만한 아이들의 성적이 오르니 사교육효과로 느낄 뿐이다. 소질이 없는데 자꾸 성적만 강요하고 “학원비가 얼마인데 성적이 왜 안 오르냐?”고 스트레스를 주니 아이는 자존감과 행복지수가 떨어지고 부모는 등골이 휜다. 아이가 공부에 소질이 없다고 보이면 과감하게 사교육을 포기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방향으로 진로를 잡는 것이 현명하다.

필자는 40년 전 지금의 마이스터고에 해당하는 국립 공고를 졸업했다. 공부를 잘한 아이들은 교수나 교사 직업이 많다. 오히려 중하위권 친구들이 다양한 회사를 설립해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멋지게 인생을 즐기며 산다. 좋은 대학, 좋은 성적을 고집하지 말고 아이 스스로 자기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도록 독립심을 길러주는 편이 대학을 보내는 것보다 낫다.

중학교 2학년이 되면 첫 시험을 보고 상대적인 등수가 나온다. 중학교 졸업할 때까지 그 등수가 대부분 유지되고 10% 정도만 오르거나 내리거나 한다. 고등학교에 가서도 중학교 등수가 변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 입학 전까지 부족한 공부를 얼마나 보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한다. 이 기회를 놓치면 고등학교 1학년 등수가 대학을 결정짓는다. 정시라면 2, 3학년 때 바짝 공부해도 대학을 갈 수 있지만 수시·학종 제도하에서는 어렵다.

중고등학교 때 사교육 시킬 능력 없으면 인-서울(in-seoul) 대학에 보낼 꿈도 꾸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지방 국립대의 위상이 살아 있어 서울로 유학 보낼 형편이 안 되는 아이들이 국립대에 진학해 교육비가 많이 들지 않았다. 지금은 지방 국립대보다는 인-서울(in-Seoul) 대학의 위상이 높아져 대학을 다니는 비용도 과거와 비교하면 2~3배 늘었다.

사교육으로 겨우 올린 성적에 맞춰 적성과 상관없이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방황한다. 자기 주도학습 없이 엄마의 채근으로 대학까지 진학한 결과다. 이런 아이들은 대학에서도 방황하다 자퇴해 중고등학교 때 들인 사교육비가 물거품이 된다. 공부에 소질이 있으면 사교육을 통해 더 나은 배움을 시켜야 맞다.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억지로 학원을 보내는 것만큼 가장 어리석은 투자는 없다. 그 비용으로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다양한 기술이나 경험을 쌓도록 해줘야 아이나 부모나 둘 다 행복하다.

현명한 부모는 어릴 적부터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놀이 속에서 스스로 공부의 길을 찾아가도록 조력한다. 비싼 영어 유치원을 보내기보다 아이와 외국만화 영화를 같이 보며 노래를 부르고 놀이를 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안 시켜도 될 사교육에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으며 “사교육비에 등골이 휜다”라고 하소연하는 건 어리석다.

학습 능력은 독서와 글쓰기, 어휘력에서 판가름 난다. 책 읽기를 기반으로 이해력, 어휘력, 사고력이 길러지면 대부분 영어, 수학도 잘한다. 같이 책 읽고 이야기 나누고 글을 쓰면 자연스럽게 성적도 올라간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공부하는 습관과 목표의식, 공부에 대한 동기를 유발해주면 스스로 한다. 인생의 목표를 명문고, 명문대만 두고 이야기하니 결론은 사교육이 된다. 명문대를 졸업하지 않은 인생은 루저로 생각하는 편견이 없는 사회가 돼야 모두가 사교육에서 해방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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