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재소자의 가족 면회를 제한하는 결정을 내리자 9일(현지시간) 밀라노의 산비토레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교도소 지붕 위에 올라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탈리아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재소자의 가족 면회를 제한하는 결정을 내리자 9일(현지시간) 밀라노의 산비토레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교도소 지붕 위에 올라가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伊, 6천만명 전 국민 이동감시

올림픽 성화 채화 무관중으로

美도 확진자 100명 이상 늘어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국과 그 인접국에만 영향이 미칠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이제 아시아 전역은 물론이고 유럽과 미주, 오세아니아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유럽 대부분 국가에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정점을 예측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아프리카 등 의료 낙후 지역은 진단 능력 미비로 현황 조차 파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개별 국가로는 이탈리아와 이란에서 지난달 말부터 확진자와 사망자 증사세가 가파른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917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대비 1797명(24.3%) 증가한 것으로, 사흘 연속 1천명대 증가세다.

누적 사망자는 전날 대비 97명(26.5%) 증가한 463명으로 잠정 조사됐다.

이탈리아는 초유의 사태에 ‘전국 이동제한령’을 내리는 등 준전시 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날 이탈리아 정부는 전날 발표한 ‘북부 봉쇄’ 행정명령을 이탈리아 전역으로 확대하는 초유의 대책을 내놨다.

이동제한령은 10일 0시를 기준으로 발효된다. 이어 다음달 3일까지 6천만명의 이탈리아 국민은 업무·건강 등 불가피한 이유를 제외하곤 거주 지역에서도 어느 곳으로도 이동할 수 없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이탈리아 정부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가혹한 조치를 단행했다”고 평가했다.

이란의 누적 확진자는 7161명, 사망자는 237명으로 파악됐다. 이란의 일일 확진자수 증가폭은 6일 1234명으로 최고를 기록한 뒤 사흘째 감소세다.

이란에서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소독용으로 써야 할 알코올을 마시다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전날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에서 코로나19를 치료한다면서 공업용 알코올을 마신 주민 1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후제스탄주에서는 알코올 중독으로 200여명이 치료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미국과 일본의 환자 발표는 검사 규모가 적어 실제 현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교도통신과 NHK가 9일 오후 10시 30분 기준으로 전국 지자체의 발표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확진자가 28명 늘어나 일본 내 감염자 수는 508명이 됐다.

여기에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감염된 696명과 전세기편으로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뒤 감염 진단을 받은 14명을 포함하면 일본 내 전체 감염자 수는 1218명이며 사망자는 16명이다.

앞서 CNN은 일본의 실제 감염자수가 정부 발표보다 훨씬 많으리라는 게 일본 민간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지난 5일 보도했다. 오는 7월 도쿄올림픽에 피해가 갈까 우려한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검진에 소극적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실제 코로나19 우려로 2020 도쿄올림픽 성화 채화 행사는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행사는 오는 12일 고대 올림픽 발상지인 그리스 서쪽 올림피아 헤라 신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성화 채화 행사가 관중 없이 진행되는 것은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올림픽 이후 36년 만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지난 6일 미 워싱턴 커클랜드 한 라이프케어센터에서 직원들이 구급차에 실린 환자를 옮기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6일 미 워싱턴 커클랜드 한 라이프케어센터에서 직원들이 구급차에 실린 환자를 옮기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도 10일(현지시간) 700명을 넘기며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사망자 26명을 포함해 최소 70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보다 100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감염자가 발생한 주(州)도 36개 주와 워싱턴DC로 확대됐다.

캐나다에서도 첫 코로나19 감염 사망자가 나왔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보건 관리들은 기저질환이 있는 80대 남성이 이 질환의 희생자가 됐다고 밝혔다.

중남미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날 유럽에 다녀온 5명이 추가로 확진을 받아 전체 확진자가 17명으로 늘었다.

칠레에서도 가족과 함께 이탈리아에 다녀온 14세 소년이 10번째 확진자가 됐다.

이들을 포함해 지금까지 브라질(25명), 에콰도르(15명), 페루, 코스타리카(이상 9명), 멕시코(7명) 등 중남미 10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몽골에서도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필리핀에서도 하루 사이에 코로나19 확진자가 14명 증가하면서 수도권인 메트로 마닐라와 인근 지역에 휴교령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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