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시민의 출생년도 끝자리 수 확인을 위해 여권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0.3.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약사가 시민의 출생년도 끝자리 수 확인을 위해 여권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20.3.9

종로5가 마스크구매 행렬도

약국마다 방문하며 재고 물어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마스크 5부제라고 해도 약국마다 마스크 재고가 다 있는 게 아니라 어디서 사야할지 너무 혼란스럽네요.”

약국에서 각 요일별로 공적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5부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약국거리는 마스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 약국에서 마스크 판매를 시작하자 문 밖으로 구매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날 마스크 구매는 출생연도가 1이나 6으로 끝나는 사람에 해당한다. 거리에는 1941년생 할아버지부터 1986년생 직장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나왔다.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종로까지 왔다는 1946년생 김영득 할아버지는 “집이 쌍문동인데 동네에 있는 약국을 돌아다녔지만, 마스크가 없다고 해서 이곳까지 오게 됐다”며 “마스크는 샀지만, 마스크를 겨우 2개 구매하려고 이 나이 먹고 이게 무슨 짓인지 모르겠다”고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1946년생인 김광우 할아버지 역시 서울 은평구에서 마스크를 구매하러 종로까지 나오게 됐다고 했다. 김 할아버지는 “동네 약국이 문을 다 닫아서 이곳까지 오게 됐다”며 “마스크 요일제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마스크가 모자란 상황을 만든 정책이 아주 잘못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게 아니라 각 동사무소에 마스크를 배치하면 좋지 않냐”며 “사람을 번거롭게 하고 아주 말도 안 되는 정책 같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마스크 대리구매 대상에 포함되는 1936년생 김옥균 할아버지는 “볼일이 있어 종로에 나온 김에 마스크를 구매 했다”며 “마스크 요일제를 실시했으면 모든 약국에서 동시에 시작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이 약국은 있고 저기는 없고 혼란만 가중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이 구입한 마스크와 신분증을 돌려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3.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이 구입한 마스크와 신분증을 돌려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3.9

시민들은 거리 곳곳의 약국을 방문해 마스크가 있는지 재고 파악에 바빠 보였다. 한 시민은 한 약국에 마스크가 입고된 걸 확인하자 구매한 뒤 지인에게 ‘마스크 인증샷’을 보내며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약국마다 마스크가 입고되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물량도 어느 정도 들어오는지 몰라 구매를 위해선 ‘눈치껏’ 긴 줄을 따라 서서 기다리거나, 다른 약국을 일일이 방문해 확인하는 방법밖엔 없어 보였다.

종로에 위치한 한 약국의 약사는 “저희도 마스크가 언제 들어오는지 잘 모른다”며 “시간이 일정한 것도 아니고 들어오는 갯수도 다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질문하는 동안에도 일부 어르신들은 “여기 마스크 주냐”고 몇 번이고 약사에게 묻기도 했다.

마스크 5부제 시행을 반기는 시민도 있었다.

1966년생인 김영자(가명, 여)씨는 “마스크 5부제가 시작되니 줄서서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손쉽게 구매했다”며 “시행 전에는 마스크 없을까봐 불안했는데 쉽게 구매 할 수 있게 되니 좋은 것 같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1956년생인 이영득(가명, 남)씨는 “어려운 시기에 서로 기다렸다가 마스크를 구매하기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서로가 참고 견디는 게 맞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적 공급 마스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태어난 년도의 끝자리에 따라 요일별로 2장까지 구매할 수 있으며, 주말에는 평일에 구입하지 못한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다.

약국에 방문 시에는 반드시 본인 신분증을 지참해야 하며, 대리구매는 주민등록상의 동거인 중 장애인, 만 10세 이하 어린이, 만 80세 이상 노인, 장기요양급여 수급자에 해당하면 가능하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3.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공적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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