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거듭나기까지 과정의 인간 ‘세종대왕’에 대해 섬세하게 그려낸 뮤지컬 ‘1446’ 스틸. (제공: HJ컬쳐) ⓒ천지일보 2020.3.9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거듭나기까지 과정의 인간 ‘세종대왕’에 대해 섬세하게 그려낸 뮤지컬 ‘1446’ 스틸. (제공: HJ컬쳐) ⓒ천지일보 2020.3.9

 

하늘이 내린 성군은 태평성대를 이룬다

백성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세상

천재지변조차 자신의 책임이라 말한 임금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대왕 세종의 리더십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우리 민족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임금이자 성군으로 칭송받는 세종대왕. 그가 성군으로 꼽히는 데에는 다방면에 걸쳐 수준 높은 민족문화를 창달했을 뿐 아니라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愛民) 정신이 높았기 때문이다. 어려서부터 책을 손에서 떼지 않아 눈병을 달고 살 정도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던 왕이기도 했다. 그만큼 늘 배우고 익히고 이를 또 백성들을 위해 활용하고자 했던 왕이다.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만 나라가 평안하게 된다.”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마음을 다하지 아니할 수 없다.” “남을 바로 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기에게 엄격할지어다.”

대왕 세종의 여러 업적 중 단연 손에 꼽히는 것은 한글창제일 것이다. 백성 모두가 글을 읽고 쓸 수 있기를 바랐던 성군의 마음이 읽혀지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세종대왕이 모든 면에서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화폐개혁으로 경제는 더 어려워지기도 했고 종모법(從母法, 1432년)으로 노비가 대폭 증가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성군으로 기억하는 것은 백성과 나라를 다스리는 왕으로서의 책임을 다했다는 것에 있다. 이는 ‘세종실록’에 실린 그의 어록 중 하나에서도 찾을 수 있다. “꽃이 지고 홍수가 나고 벼락이 떨어져도 모두 내 책임이다. 모든 책임을 지고 어떤 변명도 필요 없는 자리 그게 바로 조선의 임금이라는 자리이다.” “남을 바로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기에게 엄격할지어다.”

임금은 그저 백성 위에 군림해서 권력을 남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에 일어나는 천재지변조차 자신의 부덕의 소치로 여기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 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실책을 감추기 위해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뒤집어씌우려는 것은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이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572돌 한글날인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시민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9 ⓒ천지일보 2020.3.9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572돌 한글날인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 동상 앞에 시민들이 지나다니고 있다. ⓒ천지일보 2018.10.9 ⓒ천지일보 2020.3.9

나라가 어지럽고 걷잡을 수 없는 재난이 닥쳤을 때는 민심이 흉흉해지고 요동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불안 심리를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일어나는 일로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죄 없는 민중들에게 돌아갔다. 또한 그들은 불안해진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분노를 표출할 수 있는 상대를 찾아 희생양을 삼았다.

64년 7월 일어난 로마 대화재의 원인을 당시 신흥종교인 기독교에 돌리며 무자비한 박해를 일삼았던 네로 황제가 그러했고, 1923년 9월 1일 오전 11시 59분 도쿄를 중심으로 관동 지역에 일어난 관동대지진으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일본인들의 분노를 조선인들에게 돌려 조선인 대학살이 일어난 것처럼 말이다.

“내가 박덕한 사람인데도 외람되어 백성들의 주인이 되었으나 오직 이 백성을 기르고 어루만지고 달래주는 방법만은 마음속에 간절하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거듭나기까지 과정의 인간 ‘세종대왕’에 대해 섬세하게 그려낸 뮤지컬 ‘1446’ 스틸. (제공: HJ컬쳐) ⓒ천지일보 2020.3.9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거듭나기까지 과정의 인간 ‘세종대왕’에 대해 섬세하게 그려낸 뮤지컬 ‘1446’ 스틸. (제공: HJ컬쳐) ⓒ천지일보 2020.3.9

민심이 천심이라 했다. 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한다. 이는 다시 말해 지도자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닌 국민을 섬기는 자리에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섬긴다는 말은 대왕 세종의 말처럼 “백성이 하려고 하는 일을 원만하게 할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정책을 펴야 한다는 소리다. 세종대왕은 그렇게 되는 세상이 곧 태평성대라 말했다.

민생들이 하려고 하는 일을 혼란스럽지 않게 하려고 임금을 세워 다스리게 했다는 말이 있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작금의 코로나19 사태를 대하는 이번 정권과 정치인들의 행태를 보며 문득 대왕 세종이 그리워지는 것은 무슨 연유에서일까.

코로나19는 국민 모두에게 닥친 재앙이며,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 닥친 재앙이다. 이번 일을 자기의 이를 도모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것은 진정한 지도자의 모습으로 볼 수 없다. 국민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그 분노를 다른 대상에게 쏟아내게 만드는 것은 스스로의 허물을 드러내는 것과 다름없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세종대왕의 어록 하나를 건넨다.

“들판의 돌 한 조각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모양이 바뀌듯 자신의 허물도 빠르고 뚜렷하게 고치어 올바른 행함으로 이끌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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