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복지대학교 교수

 

중국의 코로나19에 대한 방역활동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연일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매시간 뉴스를 보면 환자 발생에 대한 보도보다는, 각 성(省)에서 완치된 환자가 퇴원하면서 꽃다발을 받는 화면이 많다. 환송을 받으면서 병원을 떠나는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동안 치료해주신 의사와 간호사에게 감사드린다” “정부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한결같이 이런류의 멘트가 빠지지 않는데 왠지 듣기에 어색하다. 나아가 각 지역과 직장에서, 마을에서 자원 봉사자들이 지원해 방역활동이나 선전 선무 활동을 열심히 하는 내용들을 주로 다룬다. 영웅 만들기를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미담류를 많이 다루는 내용들이 주류를 이룬다. 공직자가 과로로 숨진 사실도 뉴스에서 단순 처리가 아니고 4~5분 정도로 현지 인터뷰가 가미돼 비중 있게 다룬다. 공통된 사실들은 대부분 다수의 사람들이 중국 공산당 당원이고, 재미있게도 “당원으로써 국가에 봉사하는 것은 마땅하다”는 말을 잊지 않는다.

화면 중에는 독특한 장면들이 뇌리를 떠나지 않는 것이 있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집단으로 당원에 가입하는 선서식을 거행하는 것이다. 당원이 되면 물론 특혜도 있다. 반면에 공산당이 요구하는 신념하에 엄격한 절제 생활이 수반돼야 한다. ‘영원히 공산당을 배반하지 않는다’는 선서도 한다. 전쟁에 참전하는 결기를 보이는 자세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선서식의 분위기는 화면에서도 우렁참을 뛰어넘어 결연한 살기를 느끼는 것이 혼자만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바뀐 보도에서는 외교부 차관이 공식 기자회견장에 나와 중국의 경험을 국제적 협력을 통해 나누겠다고 한다. 의료 장비와 의료진을 이란에 파견하겠다고도 한다. 아프리카 심지어 일본에게도 자기들의 경험을 전수해 주겠다고도 한다. 중국 공영 방송에서는 공익 광고도 2~3개 제작해 반복적으로 내보낸다. “방역은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것은 인류의 책임이다” “보호는 나부터 시작이다” 등등 공익성을 강화한 선전선무 활동은, 한편의 짤막한 뮤직비디오 화면의 기법을 적용해 만들었기에 현장감이 넘친다.

이 와중에 ‘발원지가 중국이 아니다’라는 것을 사실상 공식화 했다. 그 징조는 보였지만 이제는 외교부 대변인까지 나와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중국 사과론을 가소롭다고 한 것이다. 바이러스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근거가 없다고 단언한 것이다. 미국에서 2009년 1만 8449명 사망자를 낸 H1N1 독감을 언급한다. 그때 누가 미국의 사과를 요구했냐고 오히려 기자들에게 반문한다. “중국은 강력한 통제로 전염병 확산을 막고 있고, 세계 각국의 전염병 방역을 위해 모범을 세웠다”라고 강변했다. 세계를 난리 나게 해놓고 책임 없다는 얘기로 들리니 혹시 잘못 들었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미국도 가만히 있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공개 석상에서 아예 “우한 바이러스”라고 언급했다. 중국이 반발할 것을 알면서도 낙인을 찍어 버리겠다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왔다고 한 것은 다름 아닌 중국 공산당”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이니 가능한 얘기이다.

중국이 정치 경제적으로 커지니 무서울 것이 없어지고 있다.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원인 제공자가 적반하장(賊反荷杖)도 유분수지 세계를 향해 우리는 문제 없으니 너희들만 잘하라고 하는 말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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