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역사연구가/칼럼니스트

 

코로나19 환난이 대한민국을 혼란과 비극으로 몰고 있다. 세계가 부러워했던 세계 7위의 위상은 지금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벌써 100개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우방인 미국도 한국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미국인들에게 대구방문을 삼가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됐나.

그토록 대통령이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고 경제협력을 다짐했던 베트남은 아예 비행기 착륙을 금지시킨 바 있다. 아시아나 비행기에 탄 한국승객들은 베트남 땅을 밟지도 못 하고 돌아오고 말았다. 중국에서는 재중 한국인들의 집에 각목으로 문을 폐쇄하고 출입까지 못하게 하고 있다. 우한 코로나가 중국에서 발병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궤변을 내뱉는다. 허탈하고 배신감이 드는 것이 어찌 필자뿐이겠는가.

일부 지자체장들의 권력 남용은 완장을 차고 반동분자를 색출하겠다고 날뛰던 6.25 전쟁 때를 방불케 한다. 지금 환자 한명 한명의 고통을 덜기 위해 최대의 노력을 해야 하는 시기임에도 한 지자체장은 경찰관을 대동하고 누구를 잡겠다고 날뛰었다. 지사가 사법경찰이라도 되는 착각을 한 것인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요, 법치국가라는 것을 까먹은 몰상식한 행동을 자행했다. 어느 누구도 대한민국 국민은 법에 의하지 않고는 체포구금을 당하지 않는 것이 헌법정신이다. 권력이 있다고 경찰을 대동하고 아무나 체포하러 다니는 나라가 아니다.

봉건사회인 조선 유교 사회에서도 삼심(三審)제도가 있었고 아무나 구금, 체포하지 못했다. 그런 행위를 하는 관리들은 권력남용으로 처벌을 받았다. 하물며 세계가 부러워하는 인권국가요, 민주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이런 지자체장들이 있다니 개탄스럽다.

언론은 또 어떤가. 선동과 마녀사냥식 비판만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부화뇌동해 진영논리만을 대변하며 앞으로 있을 선거의 유불리만을 따져 공격의 수단이 되고 있다.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정도를 잃은 지 오래다. 이런 언론이 가득한데 어떻게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다고 하겠는가.

코로나 19 환자들이 5천명을 넘고 사망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도 대통령은 마스크 타령만 한다. 마스크만이 코로나를 잠재울 수 있는 무기가 아니다. 마스크 5장 사려고 5시간을 줄서고 있어도 만져보지도 못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부쩍 줄었다고 하나 하루에 천수백여명이 인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대통령 스스로 초반에 실기하여 문 닫는 것은 때가 늦었다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청정 지역이라고 하는 강릉에서 중국유학생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려가 현실화로 나타난 것이다.

국가 지도자를 잘못 만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이번 코로나 사태로도 분명 체험하게 됐다.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이 하늘을 찌를 듯해도 근본적인 문제에는 눈을 감고 있다.

코로나 환자가 제일 많이 발생한 대구 경북지역 표정은 참담하며 위기가 팽배하다. 대구 특별관리지역을 경북도 전체로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대구지역 선별진료실, 대학병원,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은 이제 극한상황이다. 의사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면서 식사를 못 하거나 수면마저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여기저기서 픽픽 쓰러지고 있다. 봄기운이 완연한 희망의 3월. 한국은 춘래불사춘이다. 상가는 철시되고 국민들은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하고 있다. 정겨운 모임, 선남선녀들의 웃는 소리와 문화는 사라졌다. 눈에 보이는 것은 선동과 조작과 광분뿐이다. 한국의 하늘을 뒤덮고 있는 검은 구름은 언제 걷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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