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군 마산면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들이 봉사를 하고 있다. (제공: 해남군) ⓒ천지일보 2020.3.5
해남군 마산면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들이 봉사를 하고 있다. (제공: 해남군) ⓒ천지일보 2020.3.5

착한임대인·방역용품 기부 잇따라

서로 배려하자는 분위기 만들어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 도와가며 위기를 극복하자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희망의 불씨가 되고 있다.

지난 3일 해남군 마산면 농협 앞. 공적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한 어르신들의 줄이 일찍부터 길게 늘어선 가운데 간이 의자를 나르는 면직원들의 발걸음이 바빠졌다.

고령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농촌마을의 특성상 장시간 대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전날부터 미리 비치해둔 의자이다.

한켠에서는 면 부녀회원들이 따뜻한 차를 제공하고, 면 마산파출소에서는 차량이 몰릴 것을 대비해 질서유지와 차량 주차 안내도 시행했다.

오복녀 새마을부녀회장은 “나도 마스크를 구입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어르신들에게 양보하고 부녀회에서는 차봉사를 하기로 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구입할 수 있도록 전날 구매자 명부도 입구에 게시해 서로 배려하자는 분위기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해남군은 읍면을 통해 군민들에게 비상용 마스크를 배부한 가운데 관내 임신부 200여명에게는 우편을 통해 마스크 5매씩을 긴급 지원했다. 임신부들이 외출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택배를 통해 마스크를 지급한 것이다.

노인시설 등이 운영을 중단한 가운데 무료 경로식당을 이용하던 어르신 200여명에게는 도시락이 배달되고 있다. 노인종합복지관 등에서 한집 한집 찾아 안부를 살피고 따뜻한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전 직원이 총동원돼 발품을 팔고 있다. 치매어르신은 집합 프로그램이 중단됨에 따라 75세 이상 고위험 특별관리 대상에 대해서 일대일로 특별 관리하는 개별방문서비스로 전환했다.

민간에서도 자발적인 동참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해남읍 정우선씨는 자신 소유의 건물에서 운영하고 있는 세차장이 경영난을 겪자 이번달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정씨는 자신의 임대료 인하가 첫 시작이 돼 해남군내로 확산될 수 있도록 착한 임대인 운동도 제안했다.

해남 대흥사는 지난 4일 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방역복 등 1000만원 상당의 방역물품을 기탁했다. 기탁받은 물품은 방역 일선 현장에 분배해 사용할 예정이다. 화산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는 100만원을 기탁, 구입한 마스크를 관내 거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배부하기도 했다.

지역 방역에도 민관이 함께 나섰다.

축사 방역용 특장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해남진도축협은 차량 5대를 총동원해 해남군 14개 읍면 시가지와 마을회관, 정류장, 학교 등 다중이용시설을 방역 지원에 나섰다. 실내소독 방역팀도 스포츠사업단 등 시설 운영이 중단된 관리 직원들을 투입, 3개조로 확대 운영해 관내 종교시설과 공공시설에 대한 실내소독을 병행하고 있다.

명현관 군수는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를 배려하고 우리 지역은 우리가 지킨다는 굳은 의지로 힘을 모아나가고 있다”며 “코로나 19의 이른 종식과 지역사회 유입 차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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