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실효성 없다” 반박했지만, 논란은 여전
중국 전지역 차단국가, 비교적 잘 틀어막아
中일부 지역만 금지국, 방역 대응 따라 차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맞물려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등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자 청와대가 “실효성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중국인 입국을 전면금지했다면 이토록 피해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란 주장인데 바이러스의 전파를 국경폐쇄, 입국금지 등 행정적 조치로는 막을 수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중국 ‘모든 지역’ 입국금지 국가
현재 중국인과 중국 방문 이력이 있는 외국인에 대한 전면적 입국금지 조치를 시행 중인 국가들은 미국과 러시아, 호주, 대만, 베트남, 북한, 싱가포르 등이 있다. 지난달 20일 중국 국가이민관리국에 따르면 중국 일부 지역에서의 입국을 제한하거나 발열 등 이상 증세가 있을 경우 격리 조치를 취하는 국가까지 모두 합하면 총 133개국에 달한다.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적인 펜데믹으로 진행 중인 가운데서도 중국 관련 입국자를 거부하고 있는 국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위기에 잘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과 인접해 있는 대만의 코로나19 환자 수는 현재까지 총 40명으로 이 가운데 1명이 숨졌다. 대만의 인구는 2300만명 가량으로 곧잘 비교 대상이 되곤 하는 홍콩의 세 배에 달하지만, 확진자수는 홍콩 100여명(사망자 2명)보다 훨씬 적다.
국제사회에서는 대만의 신속한 국경 통제와 검역 강화가 비교적 적은 코로나19 환자 수와 인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만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지난달 7일부터 중국 본토와 홍콩과 마카오에서 오는 비(非)대만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베트남도 강력한 국경 통제와 초기 방역에 성공한 덕분에 지난달 13일 이후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고 있다. 베트남 내 확진자는 16명(다낭 이송 환자 제외)이 발생했으며, 이들 모두 완치돼 퇴원했다. 격리 조치된 유증상 감염 의심자도 115명에 불과하다.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3일(현지시간) 기준 총 149명이 발생했다. 여기에는 사망자 11명도 포함됐다. 이 가운데 48명은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와 코로나19의 진원지 중국 우한(武漢)에서 대피한 미국인들 중에서 나왔고, 나머지 101명은 해외여행이나 사람 간 전염 등을 통해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달 2일부터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입국을 전면 금지했다.
물론 이들 국가의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지금까지 적다고 해서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리라는 것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에 있고, 대만 역시 최근 들어서 감염 경로를 확인하기 어려운 환자들이 나오면서 지역사회 내 본격적인 전파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적어도 각국 정부는 초기에 코로나19 확산을 적극적으로 통제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상당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처럼 ‘후베이성’ 등만 입국 금지한 국가
중국 전역은 아니지만 코로나19가 시작된 중국 후베이성(湖北省)을 방문하거나 체류한 적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과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등 주로 아시아 지역에 포진해있다. 한국도 그 가운데 하나다.
한국은 이미 확진 환자가 5000명을 넘어섰고,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호’를 포함한 일본의 확진 환자도 1000명 이상이 발생한 상황이다. 사망자 또한 증가 추세다.
이와 달리 말레이시아와 마카오는 우리처럼 중국 일부 지역만을 봉쇄한 상황인데도 상대적으로 방역 관리를 잘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전날 대비 확진자 14명 추가돼 4일(현지시간) 기준 총 50명이 됐다. 이 가운데 22명이 완치 후 병원에서 퇴원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36명이었다.
마카오는 확진자 총 10명 중 9명이 완치돼 현재 1명이 격리 중이며, 지난달 4일 이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중화권에서 유일하게 사망자도 없는 상태다.
특히 마카오는 중국과 맞닿아 있어 어쩌면 홍콩보다 더 위험한 지역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엄격한 대응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마카오 정부는 지난 1월 27일부터 후베이성 출신 방문객들을 마카오 밖으로 안내하고 후베이성 출신 및 경유 방문객들의 입경을 중단했다. 아울러 지난달 4일, 마카오-홍콩 페리 운영, 5일 15일간 마카오 전역의 41개 카지노 영업 중단, 공공기관의 휴무, 국경 넘어 출퇴근하는 근로자에 대해 재택근무 권고 등 코로나 19확산 방지에 적극 대응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하자 마카오 정부는 26일부터 한국을 방문한 모든 방문객들을 별도의 시설에서 14일간 격리해 건강 상태를 확인한 뒤 입경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처럼 외부로 강력한 장벽을 세우는 것 못지않게 효과적인 전염병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울러 한국과 일본 정부가 중국과의 경제·외교적 관계를 고민하다가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확대하지 않으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에 반박하는 논리로도 사용된다. 다만 우리 정부는 중국발 입국 확대를 꾀하지도 않은데다 방역 대응에도 실패한 꼴이어서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됐다.
어찌됐든 일각에선 대만․베트남·미국․러시아 등 중국발 외국인의 입국을 차단한 국가들은 바이러스를 비교적 잘 방어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마냥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