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시몬지파 서대문교회에서 방역 작업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2.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1일 서울 서대문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시몬지파 서대문교회에서 방역 작업 관계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소재 신천지교회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천지일보 2020.2.21

독특해서 ‘이상하다’ 비난받은
신천지만의 남다른 예배문화 
“하나님 앞이니까…” 경건 강조
기성교회에서 볼 수 없는 ‘질서’

7개월 300문제 90점 이상 입교
까다로운 과정에도 몰려든 신도
지난해만 10만여 수료생 배출
부담 느낀 기성교회는 ‘전면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코로나19 사태 속 코로나보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더 이슈다. 그저 기성교단이 배척하는 신종단 정도로 치부됐던 신천지. 지난 2일 이만희 총회장의 사과 이후 신천지에 대한 반감은 신천지에 대한 관심으로 변해가는 모양새다. 5일 신천지는 120억원을 코로나 사태 해결을 위해 기부했다.

기성교단의 이단‧사이비 취급에도 신천지가 급성장한 이유는 뭘까.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이슈의 중심에 선 신천지의 이면을 조목조목 진단했다.

신천지예수교회는 지난해 국내외 전 성도 20만여 명을 대상으로 계시록 전반에 관한 ‘새언약 이행 시험’을 치렀다. 사진은 맛디아지파 청주교회 성도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는 모습. (제공: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신천지예수교회는 지난해 국내외 전 성도 20만여 명을 대상으로 계시록 전반에 관한 ‘새언약 이행 시험’을 치렀다. 사진은 맛디아지파 청주교회 성도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는 모습. (제공: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 눈에 띄는 ‘신천지’ 조직력과 예배 문화

신천지 비판에만 몰두하다 간과한 부분이 있다. 신천지의 남다른 조직력이다. 국내외 신도 25만여명, 교육생 6만여명의 명단을 신천지처럼 빠르게 제공할 수 있는 종단이 있을까. 또 신천지는 31번 확진자 발생 직후 전국 교회가 문을 닫았다. 교회 생태계를 아는 이들은 ‘헌금’ 때문에 이런 대규모 교회가 이토록 발 빠르게 교회폐쇄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한다. 실제 여전히 많은 교회가 이런저런 이유로 예배를 강행하고, 하나님 믿고 예배 드려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언론들이 신천지 좌식 예배 방식을 문제 삼았는데, 사실 여기서도 간과한 것이 있다. 신천지 내부 예배 모습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신천지 예배 밀집도는 일반 대형교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장의자에서 예배를 드리는 일반교회는 지인들끼리 더 따닥따닥 붙어 앉는다.

거기에 비해 신천지는 남녀 좌석이 정확히 구분돼 있고, 일정거리도 자로 잰 듯이 정확히 유지되고 있다. 또 한 가지 특이점은 모두가 유니폼을 입은 듯 흰 상의에 검정 바지를 착용하고 예배를 드린다는 점이다. 이런 통일감과 일사불란함이 기성교회에서는 보지 못하던 모습이라 더 특이하게 보였다는 게 맞을 것이다. 신천지의 이런 예배 모습은 ‘하나님 앞에 예배드리는 신앙인이 가장 경건한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것과 ‘종이 한 장도 바르게 놓아야 한다’는 이만희 총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 확산이라는 부정적 시각에 얹혀 기성교회와 다르면 모두 이상한 것으로 취급한 셈이다.

ⓒ천지일보 2020.3.5
ⓒ천지일보 2020.3.5

◆교인 떠나는 기성교회, 이유있다

신천지의 성장은 한국교회의 부패와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헌금강요’와 ‘목회자들의 성경에 대한 무지’ ‘급증하는 목회자 범죄’는 뚜렷한 교인 감소세의 주원인으로 풀이된다.

1200만을 자랑하던 한국교회의 교세는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967만으로 줄었다. 현재는 출석교인으로 따지면 500만명이 안 될 것이라는 것이 내부 중론이다.

한국교회는 빠져나간 교인을 두 종류로 보고 있다. ‘가나안 성도’와 ‘수평이동 성도’다.

먼저 가나안(교회 ‘안나가’를 거꾸로 읽은 신조어) 성도는 신앙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국교회를 등진 교인을 가리킨다. 약 200만명으로 예측된다. 2017년 예장통합이 진행한 설문에서 가나안 청년들은 교회지도자와 관련해 ‘교회 운영에 대한 실망(27.3%)’ ‘교역자에 대한 실망(20.3%)’ ‘과다한 헌신 요구(19.6%)’등을 지적했다. 또 교회 내 관계에서는 ‘교회의 배타적 분위기(25.8%)’ ‘교인에게 상처를 받았기 때문(24.7%)’을 꼽았다. 교회 전문가들은 한국교회의 신뢰도 하락 원인으로 신학이 아닌 정치적인 집단 이기주의와 돈, 교권다툼을 꼽고 있다.

한국교회 교인수 급감의 이유로는 종교 간 수평이동 흐름도 읽힌다. 수치상으로도 종교 간 이동을 보여주는 단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한국교회가 특히 경계하는 신천지는 자체 집계 결과 매년 2~3만명에 달하는 새 신자가 나왔으며, 지난해에는 무려 10만여명의 새 신자가 수료식에 참여했다. 이들 상당수가 기성교회에 다녔던 것으로 파악됐다.

신천지예수교회가 지난 8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교리비교 블라인드 테스트 ‘사이다 말씀을 찾아라’에 참여한 한 시민이 질문을 하고 있다. (제공: 신천지예수교회)
신천지예수교회가 지난 8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교리비교 블라인드 테스트 ‘사이다 말씀을 찾아라’에 참여한 한 시민이 질문을 하고 있다. (제공: 신천지예수교회)

◆ 기득권 탄압에도 급성장하는 신천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공개된 신천지 신도와 교육생을 합한 수는 31만 732명이다. 정부가 전달받은 신도명단은 국내 21만 2324명, 해외 3만 3281명 등 총 24만 5605명이다. 여기에 입교하지 않고 시온기독교선교센터에서 교육을 받는 중이었던 교육생 6만 5000명을 더한 숫자이다.

특히 이 중 10만여명은 지난해 선교센터를 수료한 수료생이며, 6만 5000명은 올해 수료하게될 예비 인원이었다는 점에서 1년 2개월 만에 16만 5000여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간 2~3만명에 불과했던 성장세를 초월한 폭발적인 성장세다. 1년 불과한 기간에 보여준 성장세는 기성교단에게는 공포감을 준 것을 보인다. 그간 눈엣가시로 여겼던 신천지에 대한 반감이 고조됐고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정치계‧지자체 등과 하나가 돼 ‘신천지 죽이기’에 혈안이 됐다.

기성교단의 신천지 죽이기의 기폭제는 2007년 ‘MBC PD수첩’의 방영분이다. MBC PD 수첩이 신천지 제명‧탈퇴자들의 주장을 인용했고, 신천지는 ‘이단‧사이비’ 취급을 받게 됐다. 방송에서는 신천지를 반사회‧반국가적인 단체, 감금 폭행 세뇌 가출 가정파괴를 일삼는 괴이한 집단으로 묘사했다.

방송을 근거로 검찰이 신천지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에 돌입했지만 도리어 의혹해소의 계기가 됐을 뿐이었다. 이후 불과 4만 5000명이던 신천지 교세는 도리어 2010년 7만명이 됐다.

이후 2012년부터는 기독교계가 전면전에 뛰어들었다. CBS 기독교방송과 국민일보 등 개신교 대변지들이 담합해 ‘신천지 OUT’ 캠페인을 벌였다. CBS 기독교방송은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을 방영하고 대대적인 박해를 가했다. 그러나 2012년부터 2016년까지 4년 동안 신규 신천지 성도수는 약 8만명에 이르렀다. 갖은 핍박과 방해에도 오히려 성도수는 급증했다.

이후 전국 교회가 나섰다. ‘신천지 추수꾼 금지’라는 광고문을 써붙이고 교회 강단 설교에서 신천지에 대한 비방을 해댔다. 그러나 신천지는 보란 듯이 지난해 10만명의 수료식을 진행했고, 선교센터에서 성경을 배우는 성도도 6만 5000명이나 창출을 해냈다.

마태복음 24장에 기록된 전쟁을 주제로 게시된 교리비교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조회수 17만을 넘겼다. (출처: 유튜브 해당 페이지 캡처)
마태복음 24장에 기록된 전쟁을 주제로 게시된 교리비교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조회수 17만을 넘겼다. (출처: 유튜브 해당 페이지 캡처)

◆ ‘접해보면 다르다’는 신천지 성장비법은 ‘말씀’

왜 신천지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는 것일까. 신천지 신도 대다수는 기성교회에서 오랜 세월 신앙생활을 한 개신교인이다. 또 신규 입교자 중 절반 이상은 20대 청년들이다. 요즘 청년들이 자기 주장과 논리가 강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억지로 신천지로 데려 갈 수는 없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또 오랜 세월 교회 생활을 한 교인들은 목회자들을 통해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을 지속적으로 듣기 때문에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함에도 매년 수만명이 신천지에 입교했고, 지난해는 10만명 이상이 신천지 입교를 결정했다. 이는 외부에서 접하는 신천지에 대한 이미지와 실제가 다름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신천지로 이동한 기성교인 대부분은 ‘신천지의 탁월한 말씀’ 때문에 신천지를 택했다고 이구동성 주장한다. 또 ‘신천지에 대해 기성교회와 사회가 잘 못 된 편견을 갖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천지 내부적으로도 오직 ‘성경 중심’을 강조한다. 그간 신앙생활을 대충해도 문제 안 삼는 기성교회 생활에 익숙한 신앙인들에게는 신천지 신앙생활이 다소 버거울 수 있다.

신천지는 수시로 ‘전성도 성경시험’을 치르는 지구촌 유일의 교회이기도 하다. 오직 ‘성경대로 창조된 신앙인’으로만 구성된 하나님의 나라를 만든다는 내부 목표를 갖고 있다.

신천지 입교도 까다롭다. 약 7개월간의 센터 과정을 거쳐 300문제에 달하는 수료시험에서 90점 이상을 맞아야만 자격이 주어진다. 입교도 쉽지 않지만, 스스로 신천지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할 시간도 충분히 주어진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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