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청도=송해인 기자] 청도 대남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발생한 가운데 20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DB
[천지일보 청도=김가현 기자] 청도 대남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발생한 가운데 20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DB

춘절 우한 다녀온 간병인 슈퍼전파자 의혹

제보자 “지난 2일 오전 7시5분께 목격”

어눌한 말로 사과 후 대남병원으로 들어가

 

정신병동 보호사 “7~8일부터 집단발열”

잠복기 고려, 1월 24일 춘절 즈음 감염

중대본 “15일부터 집단발열”… 7일 차이

 

‘중국인입국금지’ 안 해 슈퍼감염자 생겼나

정부, 17일 요양병원 간병인 등 전수조사

20일 중국 다녀온 간병인 요양병원 업무배제

[천지일보=홍수영·김가현 기자] 청도대남병원 슈퍼전파자로 추정되는 조선족 간병인 A씨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지난 2월 2일 오전 7시 5분경 30대 중반의 한국말이 어눌한 중국여성(조선족)이 청도대남병원으로 급히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보자 손모(남, 50대, 대구 수성구)씨는 “지난 2월 2일 오전 7시께 청도대남병원 장례식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국말이 어눌한 중국인 여성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장례식장에 오전 7시까지 도착해야 해서 집에서(수성구) 수성IC를 통해 청도IC를 통과해 다리를 건너 첫 삼거리에서 신호 대기하던 중 뒤에서 오던 흰색 계열의 티볼리 차량이 라이트를 번쩍이며, 계속 경음기를 울렸다”면서 말을 이었다.

그는 “살짝 기분이 나빴는데 신호가 바뀌어 좌회전해 병원으로 진입했다. 티볼리 차량도 뒤따라 병원으로 진입해 병원과 보건소 사이 주차장에 주차하고 내리는데 3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여성(A씨)이었다”고 말했다.

손씨가 A씨에게 다가가서 “빨간불인데 왜 그렇게 빵빵거렸냐”고 따지니 중국인(조선족) 특유의 다소 어눌한 한국말로 “비보호 좌회전이라고 푯말이 붙어 있잖아요, 그러니 좌회전해도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손씨는 이에 “비보호 좌회전은 녹색신호가 왔을 때 맞은편 차가 오지 않을 때 가는 게 아닙니까. 법규도 모릅니까. 사과하고 가시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그냥 가려던 A씨가 다시 와서 ‘미안합니다. 몰랐습니다’하고 어눌한 한국말로 답을 하고 급히 대남병원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손씨는 “당시 시간이 오전 7시 5분쯤이었던 것 같다”며 “A씨의 외모는 키가 그리 크지 않고 우리말을 하는데 발음이 어눌한 게 중국인(조선족) 같았다”고 했다. 이어 “A씨가 운전하던 차량은 흰색 티볼리였고 번호는 확인을 못 했다”면서 “옷차림은 잘 기억 안 나지만 패딩을 입은 것 같고 검은색 계통의 긴바지를 입은 걸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천지일보 청도=송해인 기자] 청도 대남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발생한 가운데 20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2.20
[천지일보 청도=김가현 기자] 청도 대남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발생한 가운데 20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2.20

◆발열시기, 중대본-보호사 7일 차이

28일 현재 청도대남병원 확진자는 직원 3명이 추가돼 총 117명이며 이 중 103명은 입원환자다. 중대본은 지난 22일 “2월 15일부터 청도대남병원 환자들에게서 집단발열이 있었다”고 역학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청도대남병원 정신병동의 한 보호사는 중대본 발표와 달리 27일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월 7~8일부터 집단발열이 있었다”고 밝혀 환자들의 집단발열 시작 시점에 무려 일주일이나 차이가 났다.

2월 7~8일경 발열됐다는 병동 보호사의 주장이 맞을 경우, 잠복기를 고려하면 환자들은 1월 24일 설연휴(춘절)를 기점으로 감염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경우 춘절을 맞아 우한에 다녀온 중국인(조선족) 간병인이 슈퍼감염자일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게 된다. 이 때문에 중대본이 의도적으로 발열 시기를 늦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 되고 있다.

◆갑작스런 요양병원 전수조사도 의문

지난 17일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갑자기 전국 요양병원 간병인을 포함해 직원 및 관련자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이어 20일 중국을 다녀온지 14일 이내인 간병인 중 97.4%가 요양병원 업무에서 배제됐고, 1명은 미배제 돼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정황을 종합하면 15일경 청도대남병원 내 집단감염이 있다는 것과 중국인(조선족) 간병인 A씨가 슈퍼전파자라는 사실을 안 정부가 “중국인 입국금지를 하지 않아 코로나19가 확산됐다”는 비난을 회피하기 위해 은폐를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만일 이런 추정이 맞다면 청도대남병원이 정신병동 폐쇄병동이라는 특성상 빠르게 모든 상황을 정부 의도대로 종료시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천지 대구교인 31번 확진자를 기점으로 국내 확진자가 급증하자 모든 원인을 신천지에 뒤집어씌운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본지는 28일 오후 청도대남병원에 전화를 걸어 30대 조선족 간병인의 실제 근무 여부를 확인하고자 했으나 “연락처 주면 담당자 통해 연락을 주겠다”는 직원의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청도대남병원 코로나19 전파 추정경로. ⓒ천지일보 2020.2.29
청도대남병원 코로나19 전파 추정경로. ⓒ천지일보 2020.2.29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