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2월 호조 지속 여부는 ‘불투명’

▲ 2일 경기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물가안정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인사말하는 가운데 유정복 농식품부 장관, 정종환 국토부장관 등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통계상 경기지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불안한 호황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1월 말부터 시작된 중동정세 불안과 급등한 국제유가 등이 경기 지표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반짝 상승’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 3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1월 광·공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7% 증가했고, 전월 대비로도 4.6% 올라 2009년 6월(4.6%)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0년 1월 이후 최대 증가율을 보였다.

앞으로의 경기 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상승해 13개월 만에 상승세로 반전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 대비 1.1%포인트 상승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 같은 경기 호조가 2월에도 지속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2월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물가 급등도 지속돼 소비자기대심리가 급격히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비 4.5%, 전월비 0.8% 상승해 지난 1월보다 물가 상승폭이 더 커졌다. 특히 리비아 사태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고 있어 물가상승 압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규돈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지난 2009년 경기회복속도가 빠르다보니 지난해 경기선행지수 전월비 증가율이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전월 차는 마이너스로 나오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됐다”며 “이번에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이런 기저효과가 사라진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국장은 다음 달 경기선행지수도 상승세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확답을 내리지 못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대외 교역조건 악화와 각종 소비자심리 악화 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1월 산업활동 지표 호조는 설 명절 효과가 일부 선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물가 상승 및 국제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 악화와 중동정세 불안, 중국 긴축가능성, 유럽 재정위기 장기화 소지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하방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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