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19 추이 지켜보기로
3월 정점 이후 진정흐름 전제
“금리조정보다 미시정책 우선”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7일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동결했다. 또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3%에서 2.1%로 하향조정했고, 내년 성장률은 2.4%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는 기존과 변동 없이 올해 1.0%, 내년 1.3%를 유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고조됐으나 금통위는 아직 좀더 충격을 지켜본 뒤 통화정책 변경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판단이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전망에 조금씩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지난 12∼18일 채권 관련 종사자를 상대로 설문한 결과에서 2월 동결을 예상한 응답자가 81%였다. 지난달 99%가 동결로 예상한 것에 비하면 금리인하 전망이 늘어난 것이다.

한은 금통위는 국내 경제에 대해 성장세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했고, 건설투자 조정이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수출이 둔화했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가 3월 중 정점에 이르고 이후 점차 진정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제했다”면서 “이 같은 예상대로 상황이 전개될지 아니면 그보다 장기화될 것인지를 좀 더 엄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곧 코로나19 사태와 영향을 지켜보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최근 국내 수요와 생산 활동 위축은 경제적 요인이라기보다는 감염 위험에 따른 불안 심리의 확산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며 “현시점에서는 금리조정보다는 서비스업 등 코로나19의 피해를 크게 받는 취약부문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미시적 정책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여전히 높고,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에도 주택가격이 안정되고 있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아직은 금융안정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증가세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