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환경권에 수반되는 환경보전의무
[인권칼럼] 환경권에 수반되는 환경보전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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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1980년 제8차 개정헌법은 제33조에서 “모든 국민은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해,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로서 환경권과 국민의 환경보전의무를 규정했다. 우리나라 헌법의 역사에서 처음으로 환경권과 환경보전의무가 도입됐다. 그런데 헌법은 환경에 관하여 권리뿐만 아니라 의무도 부과함으로써 환경권은 일방적인 권리만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1987년에 개정된 현행 헌법은 환경권과 환경보전의무를 제35조 제1항에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보면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해, 환경권에서 환경은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으로 바뀌어 건강한 환경을 강조하면서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헌법상 환경보전의무는 1980년 헌법이나 현행 헌법에 차이가 없다. 헌법은 환경에 관해서는 권리뿐만 아니라 의무도 강조함으로써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이를 국가와 국민에게 의무로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즉, 환경보전의무는 국민의 헌법상 의무인 것이다. 이렇게 헌법은 분야별로는 국민의 의무를 명문화하여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모습은 환경권뿐만 아니라 재산권에서도 볼 수 있는데, 재산권 행사의 공공복리의무이다.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환경권은 이미 언급한 것처럼 헌법조항으로부터 권리보호를 위한 직접적인 효력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런 기본권은 특성은 사회적 기본권에서 볼 수 있는데, 환경권의 침해에 대하여 헌법 제35조 제1항에 근거하여 주장한다고 하여도 이를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사회적 기본권을 추상적 권리라고 말하는 것이다. 헌법의 명문 규정으로 기본권인 것은 분명하지만, 관련 법률로 이를 구체화하지 않는 한 환경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해도 재판에서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권리에는 의무가 수반된다. 현대 국가는 인권과 기본권에 큰 차이를 두고 있지 않으나, 인권은 보편적 인간의 권리이고 기본권은 국가의 실정법에 근거해 보장되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를 말한다. 기본권은 구체적으로 국가법의 근거를 갖고 보호를 받게 된다. 그런데 기본권은 국가의 실정법에 근거하여 보호되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국민으로서 기본권을 가지지만,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기본권을 보호받기 때문에 국가공동체와 다른 국민에 대하여 의무를 갖는다.

환경권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권리인 기본권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을 보존하고 유지하며 조성해야 할 의무를 내포하고 있다. 환경권을 누리는 국민이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훼손한다면 자신에게 보장되는 환경권을 주장하기 어려울 것이다. 헌법이 국민에게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을 요구하는 이유는 환경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인간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보전해야 한다. 헌법이 환경보전의무를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국민에게 권리의 보장을 위해서는 이에 수반되는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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