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신천지 여신도 A씨 추락사
“너 때문에 가족 죽는다” 가정폭력
A씨 사망 후 코로나 결과는 음성
“신천지 탓하는 정부·여론에 희생”
“신천지인도 국민, 편견 고려해야”
“종교의자유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
[천지일보 울산=김가현 기자] 코로나 사태 이후 신천지에 대한 비난여론이 커지면서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신천지 여신도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울산에 사는 60대 신천지 여신도 A씨가 빌라에서 추락 후 사망해 경찰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27일 울산 보건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숨진 A씨는 전날 26일 오후 10시 30분께 울산 남구의 한 공동주택 7층에서 추락했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보건당국은 A씨가 신천지 신도인 것을 확인한 후 남편과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했다. 부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사태 보도 후 가정폭력 심화
A씨가 출석했던 신천지 울산교회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이후 TV를 본 남편이 ‘너 때문에 온 가족이 다 죽게 생겼다’며 A씨에게 계속 ‘집에서 나가라’고 하는 등 가정폭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A씨가 남편의 폭력으로 인해 사건당일인 26일 오후 7시 20분께 경찰에 신고해 지구대가 출동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은 격리를 권고했지만 A씨가 남편이 없는 시간에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면서 “귀가 후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귀가한 남편이 A씨가 자신을 신고한 것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폭력에 의한 추락사인지 폭력을 피하려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지는 조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손주 장애도 너 때문” 신천지라는 이유로
울산교회 부녀회 관계자는 “A씨가 평소 아주 온순하고, 전형적으로 착한 성품이었다”면서 “남편에게 오랜 세월 억눌려 살다보니 주눅 든 게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이 그토록 반대해도 예배에 잘 참석했다”면서 “A씨는 신천지 말씀을 들으면서 소망을 얻고 많은 치유를 받은 듯했다. 그래서 더 신앙을 붙잡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손주가 장애를 안고 태어나자, A씨가 신천지에 갔기 때문이라는 등 남편과 아들들에게까지 수모를 당했다”면서 “어찌 보면 온 가족이 우리 사회가 만든 ‘신천지 이단 프레임’의 피해자”라고 덧붙였다.
같은 교회에 출석 중인 A씨의 여동생 B씨는 “형부가 과거에도 언니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칼로 위협하는 등 폭력적 성향이 있었다”면서 “신천지 출석 이후에도 폭력이 있었지만 잘 이기고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 보도이후 악화된 신천지 여론 때문에 이런 비극이 빚어졌다”며 흐느꼈다. 그러면서 “신천지 신앙에 소망이 컸던 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울산남부경찰청 담당자는 “사망경위에 관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일체 말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신천지인 겪는 불안공포‧갈등 감안해야”
고진광 인추협 이사장은 “이 사태 자체가 비극”이라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신천지 신도들이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겪는 불안‧공포‧갈등을 감안하고, 이번 코로나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면서 “그들도 이 나라의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부가 코로나 사태 책임을 신천지 탓으로 돌리면서 신천지 신도들이 상당한 차별과 인권탄압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서 “결국 이런 상황이 가정까지 이어져 사망사건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는 정부가 책임지고 풀어야한다”면서 “특정지역, 종교 인물로 몰아가서 사회를 분열시키고 책임을 방조하는 행위를 당장 그만 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는 “언론과 정부가 과도하게 ‘신천지 탓’을 한 부작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 교수는 “신천지 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정에서조차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가 교인 명단 유출 등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그간 정보가 유출되는 것에 강경 대응하지 않았냐”며 “종교의 자유는 헌법에 보장된 중요한 기본권이다. 종교가 공개됐을 때 받는 불이익 등을 고려해 정부가 더 조심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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