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공보실장 김준락 대령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한미연합사 공보실장 피터스 대령. 2020.02.27. (출처: 뉴시스)
합참 공보실장 김준락 대령이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한미연합사 공보실장 피터스 대령. 2020.02.27. (출처: 뉴시스)

감염병 영향 첫사례… “상황 엄중 공감”

대북 태세 우려 지적엔 “약화되지 않아”

주한미군 병사 감염에 위기감 고조된 듯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한미 군 당국이 27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상황을 감안해 다음달 초로 예정됐던 한미연합훈련을 결국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한미연합훈련 일정이 감염병 때문에 연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는 27일 국방부청사에서 공동 브리핑을 갖고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산차단 노력과 한미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박한기 합참의장이 먼저 훈련 연기를 제안했고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코로나19 관련 상황의 엄중함에 공감해 연기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한미 군 당국은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 합참과 주한미군사령부의 의지는 여전히 철통같이 공고하며 연합훈련을 연기하는 결정은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다”며 “한미동맹은 이번 연기 결정이 한국 정부의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완화계획을 준수하고 지원할 것으로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군 당국이 훈련 연기라고 발표했지만 추후 훈련 일정이 잡히지 않은 무기한 훈련 연기라는 점에서 사실상 훈련 취소로 보여진다.

‘연합훈련을 무기한 연기함에 따라 대북 군사 대비 태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데 대해선 한미 군 당국은 “이번 훈련 연기 결정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어떤 위협에 대해서도 높은 군사적 억제력을 제공하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을 방문 중인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6일(현지시각) 워싱턴 D.C.의 미 국방대학교 재학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하나의 훈련이나 연습이 취소된다고 해서 군사대비태세가 약화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정 장관은 “연합방위태세가 이미 확고하고 발전된 경지에 이르렀기 때문에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지휘통신체계(C4I)를 통해 대응을 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한미 군 당국은 내달 3월 9일부터 실제 병력과 장비가 기동하지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하는 지휘소훈련 ‘연합 지휘소 훈련(CCPT)’을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오히려 가팔라지자 양국 간 기류가 달라졌다.

특히 전날 캠프 캐럴(경상북도 칠곡군 소재)에서 복무하는 23세 남성 미군병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주한미군 내 감염병 확산 우려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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